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태열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사실상 부결시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가운데 사법부의 '수장 공백' 사태가 길어지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의 임기 종료도 다가오고 있어 자칫 국가 사법기능이 마비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달 2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 날짜는 같은 달 21일에서 25일로, 다시 이달 6일로 미뤄졌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해 사실상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6일에도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6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처음부터 다시 임명 절차를 거쳐야 해 최소 한 달 이상 공백이 추가된다. 정기국회에서 예정된 다음 본회의는 11월9일이다. 그러나 이달 10일부터 27일까지 국정감사 일정이 빼곡해 그 전에 인사청문회를 마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과 함께 양대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 유남석 소장의 임기도 다음 달 10일 종료될 예정이라 사법부에 드리운 먹구름은 더 짙어지고 있다. 헌재 소장도 대법원장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실이 지명하면 국회의 임명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경우에 따라 대법원장과 헌재소장 후보자의 청문 및 표결 일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인사 검증이 다시 정쟁에 휘둘리거나, 자칫 파행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악의 경우 양대 최고 사법기관 수장이 모두 자리를 비우는 초유의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1월1일 퇴임하는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의 후임자 제청 절차도 지연이 불가피하다. 통상 대법관 인선 절차는 천거와 검증, 제청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된다. 대법관 제청권은 헌법이 부여한 대법원장의 권한이어서 권한대행이 행사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법조계 의견이 많다. 만약 6일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다면 대법관들의 연쇄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연간 대법관 1인당 4천건씩 쏟아지는 상고심 재판의 지연과 적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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