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글로벌 AI 지수’ 분석

62개국 중 종합순위 6위

특허는 최고 평가, 민간투자는 최저

이종호(왼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4월 AI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 백준호 대표와 만나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종호(왼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4월 AI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 백준호 대표와 만나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산업은 특허 경쟁력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올랐지만, 민간 투자 부문은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업들을 위한 인재 유치와 관련 규제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지난 6월 발표된 글로벌 3대 AI 지수 중 하나인 ‘글로벌 AI 지수’를 분석하며 국내 AI 산업 수준이 62개국 중 종합순위 6위인 것으로 평가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특허(개발)’, ‘정책(정부전략)’ 부문 ‘우수’ ▷‘운영환경’, ‘인재’, ‘연구수준’ 부문 ‘다소 개선되었으나 보완 필요’ ▷ ‘민간투자’ 부문 ‘부진’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AI 산업의 가장 부진한 부문이 AI 민간투자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국내 AI 기업 수와 투자 규모 등을 뜻하는 민간투자 부문에서 한국은 18위를 기록했다. 총 7개 부문 기준 최저 순위이다. 또 지수 점수로도 8.3점에 불과하여 상위 10개국 평균(29)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은 물론, 홍콩(19.2점)과 인도(8.9점)에도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AI 관련 기업 수와 투자 규모 모두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AI 관련 상장기업 수에서 한국은 총 6개 기업으로 11위를 차지하여, 미국(172개)과 중국(161개)은 물론이고 일본(26개)과 대만(9개)에 비해서도 낮았다. AI 기업당 평균 투자 규모에서도 19위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보다 종합순위는 낮은 이스라엘(7위)은 AI 관련 상장기업 수와 AI 기업당 평균 투자 규모에서 모두 4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이 이스라엘의 활성화된 창업생태계를 벤치마크할 필요성이 크다는 평가다.

AI 산업의 미·중 양강 체제는 굳건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은 AI 전문인력 등 ‘인재’, 인터넷·모바일 등 ‘인프라’, 학술논문·R&D 등 ‘연구수준’, 특허 수 등 ‘특허(개발)’와 AI 기업 수·투자 규모 등 ‘민간투자’ 부문에 이르기까지 총 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종합순위 1위이다. 중국은 ‘인프라’, ‘연구수준’, ‘특허(개발)’, ‘민간투자’ 부문에서 모두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종합순위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AI 특허(개발)와 정책(정부전략) 부문에서 세계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다. AI 관련 특허 수 등을 나타내는 특허(개발) 부문은 3위를 기록했다. 또 특허청에 의하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국적별 초거대 AI 관련 누적 특허출원 수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1위, IBM이 2위, 구글이 3위, 바이두가 5위 등이다.

정부의 AI 국가전략과 투자계획을 의미하는 정책(정부전략) 부문에서 한국은 6위를 기록했다. AI 공공투자 규모·기간 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에는 31위를 기록하며 7개 부문 중 최저 순위를 기록했으나 2023년에는 정부의 잇따른 AI 육성전략 발표에 따라 순위가 대폭 상승했다는 평가다.

AI 운영환경, 인재, 연구수준 부문은 지난 4년간 다소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세계 10위권 밖에 머물러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 관련 법률 수준 등 AI 산업을 둘러싼 규제환경을 나타내는 운영환경 부문은 2019년에는 30위를 기록하였으나, 이후 데이터 3법 개정 등의 노력을 통해 기업들의 개인정보 활용 여건이 개선되면서 2023년에 11위로 상승했다.

AI 전문인력 수를 의미하는 인재 부문 또한 2019년에는 28위에 그쳤던 것이 2023년에는 12위로 상승했다. 하지만 세부 항목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엔지니어 수에서는 20위를 기록, 데이터분석 관련 인재가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 인공지능산업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AI 부족 인력이 총 7841명이다. AI 인력 부족 문제는 해마다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관련 출판물과 R&D 규모 등을 의미하는 연구수준 부문은 12위를 기록, 2019년(22위)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세부 항목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과 투자 규모가 각각 2위와 5위 수준이다. 양적 측면에서 R&D 투입 수준은 높으나 AI 관련 출판물 수는 11위로, 재정 투입 대비 산출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2022 인공지능산업 실태조사’에 의하면, AI 기업이 사업 운영상 느끼는 애로사항 중 ‘AI 인력 부족’과 ‘데이터 확보 및 품질 문제’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AI 산업은 제조업·서비스업 등 다른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큰 만큼 미·중과의 기술격차를 줄여 국가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기술력의 핵심은 곧 인재이므로 국내 인재 양성은 물론 비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해외 고급인재도 적극 영입하여 인력 부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전히 높은 데이터 활용 장벽으로 인해 AI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기에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의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