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배고플땐, 덥고 배부르게 하자.’ 당연한 얘기이기에 실천하기 좋다. 을미년 새해가 밝아오는데도 심신이 역동성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성급하게도 ‘따뜻한 보양’여행을 떠나자. 마음이 춥더라도 몸이 덥혀지면, 온기가 마음에도 닿지 않을까.
먹거리와 일출을 무기로 내세운 강원 고성과 경남 거제 등 해안세력에 댓잎 물국수와 약계란을 앞세운 담양, 현풍 장터 수구레국밥을 내세운 대구가 내륙의 참맛으로 맞불을 놓았다.
▶해안세력 수산 보양=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는 도치, 장치, 곰치 등 못난이 3형제가 시장바닥을 주름잡는다. 도치 요리는 수컷을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숙회, 암컷의 알과 내장, 데친 도치 살과 신 김치를 넣고 개운하게 끓인 알탕이 대표적이다. 장치는 바닷바람에 사나흘 말려 고추장 양념과 콩나물을 넣고 찌거나 무를 넣고 조린다. 아무 양념 없이 쪄도 맛있다. 나박나박 썬 무와 파, 마늘을 넣고 맑게 끓인 곰칫국은 최고의 해장국이다. 화진포, 청간정, 화암사, 진부령미술관은 포만 후 소화제 역할을 한다.
찬 바람이 부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대구가 제철이다. ‘대구의 수도’ 거제 외포리엔 새벽 물때 갓 잡은 대구들이 모인 뒤 원산지 식당 주방장을 통해 요리조리 요리된다. 맑게 끓인 대구탕은 뽀얀 국물이 구수하면서도 진한 맛을 낸다. 김치에 싸서 조리한 대구찜은 하얀 대구 살의 담백함과 김치의 신맛이 잘 어우러진다. 생대구회는 산지이기에 맛볼 수 있는 별식이다. 동백꽃이 피는 지심도,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 석양이 일품인 거가대교는 그냥 지나쳤다가는 후회할 명소들이다.
▶내륙세력 약이되는 음식= 담양 국수거리는 물국수와 비빔국수, 삶은 달걀이 유명하다. 약계란이라 불리는 삶은 달걀은 멸치 국물에 삶아 소금 없이도 짭조름하고 구수한 맛이 난다. 댓잎 가루를 넣은 댓잎물국수와 각종 한약재를 넣고 끓인 댓잎약계란도 이곳의 겨울 별미다. 죽향문화체험마을과 슬로시티 삼지내마을에서 느림의 미학을 배운다.
동,식물 발육과 음식물 발효 최적 환경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전북 순창군 순창읍 남계로 일대 순댓국은 가장 빨리 언 몸을 논인다. ‘2대째순대’, ‘연다라전통순대’, ‘봉깨순대’의 역사는 깊다. 인간문화재급 발효 장인들의 장아찌는 밥도둑이다. 눈꽃 사이 고개 내민 빨간 현수교, 얼어붙은 병풍폭포와 구장군폭포가 있는 강천산의 눈꽃 트레킹은 ‘하얀 천국’이라는 평을 듣는다.
대구 달성군 현풍 장터의 겨울 별미는 수구레국밥이다. 수구레는 소의 껍질 안쪽과 살 사이의 아교질 부위를 일컫는다. 국밥은 수구레와 선지, 콩나물, 파 등을 푸짐하게 넣고 가마솥에 오랫동안 삶아 진한 국물을 우려낸다.
인삼의 고장 금산에는 삼계탕, 인삼튀김 외에 인삼어죽과 도리뱅뱅이가 겨울별미이다. 천내리 용호석과 부엉산, 드라이브하기 좋은 적벽강이 인삼어죽마을 근처에 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도움말: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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