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호흡의 왁자지껄한 버라이어티는 영원불멸할 줄 알았으나, 미디어 환경의 다변화는 결국 콘텐츠의 변화를 이끌었다. 물리적인 환경이 야기한 달라진 흥행코드를 바탕으로 올 한 해 예능가를 분석한 예측이 나온다.
나영석 PD는 2015년의 예능트렌드를 묻자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종편 및 케이블의 부상으로 광고시장은 위축됐다. 광고시장을 ‘N분의 1’로 가져가는 상황에서 제작비의 압박이 커지다 보니, 프로그램은 대형 프로젝트나 아예 작은 예능으로 양분된다”며 “최근의 대세는 특화된 스튜디오 토크쇼다. 아주 소소하게 집중하고, 세분화한 주제로 다양하게 골라볼 수 있는 특화된 예능, ‘좁고 깊은’ 예능프로그램이 계속 생길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가 채널 출범 이후 고수해온 ‘특화된 스튜디오 토크쇼’(‘마녀사냥’, ‘썰전’, ‘비정상회담’)는 정해진 타깃, 확고한 포맷, 명확한 주제를 다루며 제작비도 줄이고, 광고세대(2049)의 마음도 잡는 일석이조의 전략으로 흥행했다. 지상파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던 부분이다. 더불어 올해 지상파에선 세대를 아우를 만한 대형 기획물도 대기 중이다. MBC가 1월 말 ‘나는 가수다’ 시즌3을 준비 중이다. 변치 않는 트렌드가 있다면 ‘리얼’이 강화된 관찰예능의 건재다. “‘짜여진 대본’대로 나아가고, 누군가가 주축이 돼 진행을 하려할 때 채널이 돌아간다”(나영석 PD)는 법칙을 발견한 예능PD들은 ‘진행 최소주의’와 ‘극대화된 리얼’을 강조하게 됐다. 이제 프로그램의 생명은 작위성은 완전히 거세한 리얼이다. 여기에 걸맞는 작법이 바로 ‘관찰’ 형식의 가미인 셈이다.
또 일반인의 출연으로 '리얼'을 힘을 실었다. KBS2 신작예능 ‘투명인간’(강호동)은 연예인들이 평범한 한 회사에 찾아가 그들과 ‘투명인간’ 놀이를 하고, SBS ‘아빠를 부탁해’는 연예인 아빠와 딸의 이야기를 밀착, 새로운 부녀관계를 보여준다. 절반은 연예인이지만, 절반은 일반인이 주인공인 이들 프로그램은 이른바 ‘방송물’을 타지 않은 사람들을 앞세워 ‘리얼’을 강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트렌드는 스타PD가 만든다. 지난 한 해에도 ‘꽃보다’ 시리즈부터 ‘삼시세끼’까지 히트시킨 나영석 PD는 신년 첫 달부터 ‘삼시세끼’ 어촌편을 시작으로 ‘꽃보다’ 시리즈까지 세대를 아울러 인기를 모았던 예능들을 다시 준비 중이다.
국외로 눈을 돌리면 우수 포맷을 장착한 국내 인기 예능들이 ‘차이나 머니’를 끌어안고, 중국을 공략한다. 중국판 ‘런닝맨’, ‘아빠!어디가?’, ‘나는 가수다’ 등의 새 시즌이 대표 콘텐츠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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