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지원, 문재인 의원이 새해부터 일제히 당명을 바꾸자고 주장하면서 당내 찬반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지금의 당명에 재보선 패배로 물러난 안철수<사진> 전 공동대표의 이미지가 담겨 있어 새롭게 대표 자리를 노리는 이들의 ‘안철수 지우기’ 전략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당에서는 두 의원들의 발언이 지나치게 호남 지역을 의식한 것이라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한 3선 의원은 “호남에 갔으니 민주당 감수성으로 당심을 자극하려고 했던 것 같다”면서 “두 후보가 한날 같은 장소에서 경쟁적으로 민주당을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두 의원은 지난 1일 광주 무등산로를 시간차를 두고 방문해 당명 변경을 언급했다. 박지원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당명부터 ‘민주당’으로 바꾸고 모든 것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의원도 “안철수 전 대표 측의 양해를 얻어 당명을 ‘새정치민주당’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당명 변경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당명을 바꾸는 것은 당헌당규 개정 사항이다.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의원들은 되레 통합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규성 당헌당규분과위원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때 당명을 바꾸려는 논의가 있기는 했지만 이미 이 내용은 다루지 않기로 결론냈다”며 “통합신당을 만든 지 1년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당명을 변경하는 것은 당 통합에 부정적 기능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지원, 문재인 의원 등 ‘빅2’가 다시 ‘민주당’을 당명으로 꺼낸 것은 단순 호남을 의식한 것만은 아니란 반응도 따른다. 지난해 3월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이 합쳐지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란 당명에 담긴 패배 이미지를 걷어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란 이름으로 지난해 6ㆍ4지방선거, 7ㆍ30재보선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당시 안철수 전 대표가 지도부로 있었던 점이 결정적 이유다. 이에 당 쇄신 차원에서도 진지하게 당명 변경을 고려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최고위원에 출마한 전병헌 의원은 2일 “당명부터 부르기 쉽고 애당심을 고취하는 이름으로 당원과 함께 바꿀 것을 제안한다”며 “그 어느 때보다 당의 역사성을 확립하고 당원들의 공동체적 유대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전 대표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우리가 당명에 새정치를 포함하고 당명을 바꾼 것은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당명 때문에 우리 당이 집권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보수의 역사와 전통에 맞는 당명이어서 집권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당 창당 주도 인물 중 한명인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당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하는 것 중에 하나가 당명을 자주 바꾸고 해쳐모여 하고 지도부를 자주 바꾸는 것”이라며 “힘들더라도 당분간은 (당명을)안고 가는 것, 또 그것을 국민들한테 인식되고 수용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들의 노력 아닌가”라며 당명 변경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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