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국내에서 파견된 에볼라 의료진이 감염 위험에 노출되면서 파견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정부가 파견을 결정한 직후에도 감염 위험을 우려하는 반발이 인 바 있다.
결국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번 격리 조치된 의료대원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극히 적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할 우려는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국제 사회에 공표한 파견 의무를 져버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재발방지를 위한 철저한 노력이 병행돼야한다는 지적이다.
▶감염 의심 의료대원 발생, 격리 치료에 예의주시=정부는 국내 파견 의료진 중 에볼라 감염 위험에 노출된 의료대원 1명을 독일로 긴급 후송조치했다. 현재까진 발열이나 구토 등 감염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료대원은 최장 잠복 기간인 21일동안 병원에 격리조치된다. 오는 20일이 격리조치가 해제되는 날이다. 이 기간에 감염 증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확정된다.
정부 측은 “바늘에 찔리거나 긁힌 게 아니라 말 그대로 피부에 닿기만 했다”며 “기존 다른 나라의 유사 사례에서도 격리 조치된 후 감염되지 않아 현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이다. 다만, 국제보건기구 및 현지 의료진이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에 대비, 격리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세 겹 낀 장갑도 찢겨’ 급박한 현지 사정에 안전 절차도 무용지물=비록 이번 의료대원의 경우 감염 가능성이 적다는 게 현재까지의 분석이지만, 역으로 이번 사안을 통해 현지의 긴박한 상황도 알려지게 됐다.
정부에 따르면, 이 의료대원은 에볼라 환자를 채혈하는 과정에서 장갑이 찢어지면서 피부에 주사바늘이 닿게 됐다. 당시 세 겹의 장갑을 끼고 있었지만, 환자가 채혈 과정에서 움직이면서 세 겹의 장갑이 모두 찢기고 피부가 노출됐다.
에볼라 감염 환자의 경우 증상에 따라 심한 경련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환자를 붙잡는 보조 인력이 함께 하게 된다. 한 명이 환자를 붙잡고 다른 한 명이 채혈하는, 2인 1조의 ‘버디시스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현지 시에라리온 현지 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 난제. 환자에 비해 의료진이 크게 부족해 2인 1조 원칙을 지킬 수 없는 돌발변수가 많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 “버디시스템 자체는 이상적인 상황이나 환자가 몰리다 보면 꼭 지켜질 수 있는 건 아니다”고 전했다.
▶감염 의료진 발생한다면? 한국 사회는 준비됐나=언제든 감염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감염 의료진이 ‘나올 수 있다’, ‘그렇지 않다’ 식의 논쟁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관건은 감염 의료진이 발생했을 경우 한국 사회가 이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이다.
이번 감염 의심 의료대원은 독일 내 병원으로 격리조치됐다. 병원은 물론, 독일 정부에서도 타국적의 감염 의심 의료진을 수용하는 데에 큰 거부 반응이 없었다는 게 외교부 측의 설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제보건기구가 유럽 지역 내 에볼라 치료 병원으로 환자 수용 요청을 보냈는데 독일 내 이 병원이 수용하면서 독일로 후송된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은 이미 적극적으로 에볼라 감염 환자를 유치, 이를 치료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최근에도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병원은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환자들을 치료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우간다 의사를 치료해 퇴원시키기도 했다.
국가 차원에서 에볼라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으며, 이번 국내 의료진을 수용하는 것 역시 이 같은 일환으로 풀이된다.
▶정부, 파견 인력 예정대로 진행=정부는 이번 사태와 무관하게 예정된 의료진 파견 일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오는 24일 1진 의료진이 귀국하면 이후 2, 3진 의료진이 차례대로 파견된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사회에 공표한 의무는 그대로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예정대로 2, 3진 파견을 일정에 따라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긴급구호대 활동이 큰 성과를 거두는 동시에 의료인력의 안전이 담보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오는 24일 귀국할 의료진을 포함 전체 파견 의료진의 개인 정보는 철저히 비밀에 부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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