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또는 전전년도 소득금액으로 산정
그 다음해 11월 확정된 소득금액으로 정산
지난해 4월 회계법인에 근무하는 A 씨는 통장으로 입금된 월급액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통상적으로 받는 액수보다 수십만원이 덜 들어왔던 것이다. 보수액에서 공제한 내역을 보니 건강보험료가 평소보다 몇 배 더 많이 공제돼 있었다.
왜 그럴까. 회사에 물었더니 ‘직장 건강보험료’는 전년도 보수월액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해 부과한다고 했다. 그 뒤 다음해 4월에 가서 확정된 올해 보수월액으로 다시 정산되는 구조라고 했다. 이런 까닭에 정산 결과에 따라 더 낸 보험료는 환급받고, 덜 냈으면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회계사인 A씨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번 보험료를 산정해 부과했으면 그것으로 끝이지 다음해에 가서 정산을 다시 한다니...?’ 더욱이 현 직장에 들어오기 전 지역가입자로서 보험료를 낸 적이 있는데, 지역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A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찾아가 따졌다. 그 과정에서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와 달리 정산제도가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소득과 재산 등을 기준으로 보험료 부과점수를 산정해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그런데 소득 발생시기와 보험료 부과시기가 길게는 2년까지 차이가 난다고 한다.
즉, 매년 11월 전년도 소득자료(국세청)를 바탕으로 다음해 10월까지 보험료를 부과한다. 이후 부과한 소득 지급처가 휴·폐업 등으로 소득활동이 중단되면 그에 해당하는 소득분에 대한 보험료는 조정(감액)해 준다.
이로 인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고 한다. 프리랜서 사업자는 특성상 소득활동이 길지 않아 입사와 퇴직(계약과 해촉)이 1년 동안에도 몇 번씩 일어난다. 이런 탓에 이들은 현재 다른 소득이 있는데도 소득에 대해 퇴직(해촉) 증명서를 발급받아 계속 보험료를 조정받아 왔다고 한다.
잘 수긍이 가지 않았다. 직장가입자는 전년도 보수월액으로 보험료를 부과한 뒤 이듬해 4월에 정산을 하는데, 지역가입자는 그렇지 않았던 것. 이런 불공정성에 대해 건보 측에 문제를 제기했더란다. 그랬더니 그렇잖아도 지난해 9월 지역가입자 등에 대해서도 ‘소득보험료 정산제도’가 도입됐다고 들었다. 이는 소득에 부과된 보험료 정산제도는 직장인의 연말정산과 그 체계가 유사한 제도라는 것이다.
지역가입자가 휴·폐업 등 소득감소를 이유로 보험료를 조정받은 경우에는 다음해 11월에 가서 조정 당시의 당해연도 소득으로 보험료를 재산정해서 덜 낸 사람은 더 내고, 더 낸 사람은 돌려준다고 했다. ▶소득정산 사례 참조
A씨는 “직장과 같이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정부과 측면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소득에 부과된 보험료를 조정한 가입자에 대해 정산한다는 것은 보험료 부과의 불공정성을 없애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제 11월, 바로 그 달이 끝나간다. 소득보험료 정산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소득에 대한 보험료를 조정받은 가입자에 대한 정산제가 실시됐다. 처음 도입돼 시행한 제도라 추가로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세대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가뜩이나 민감한 건강보험 가입자 입장에서 볼 땐 과거보다 한층 더 공정해진 제도란 생각이 든다고 A씨는 밝혔다.
A씨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월 내는 건보료는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게 부과의 공정성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며 “이는 조세정의와 같다. 그런 의미에서 소득보험료 정산제도의 안착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바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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