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1960~70년대 어렵던 시절 노점상 등에서 한 개비씩 팔던 개비 담배. 현행법상 불법인 이 개비담배가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부와 지자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담뱃값 인상 엿새째를 맞는 6일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노인들과 고시생이 많은 서울 종로와 노량진 일대에는 가격 부담이 적은 개비 담배를 사려는 손님이 부쩍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누구든지 담배의 포장 및 내용물을 바꾸어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담배사업법 20조 등에 따르면 이같은 판매 행위는 1년 이하의 영업정지나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도록 돼 있다.
이에 구청 등 지자체들은 이같은 개비 담배 단속을 검토하고 나섰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단속을 해야 되는 건지 기재부와 서울시 등에 법 해석을 문의해 둔 상황”이라면서 말을 아꼈고 동작구청 관계자도 “법이 있는 이상 지켜야 하는 건 맞지만 우선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지자체에 공을 넘기며 한 발 물러선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원래 담배사업법 20조의 취지는 담배에 유해물질을 넣거나 변형하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면서 “지금처럼 영세 상인이 판매하고 저소득층이 구매하는 상황에서 단속의 실익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감시 권한은 지자체에 있기에 이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관여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만약 이를 눈감아 준다면 ‘국민 건강 생각한다며 피우지 말도록 가격 올려놓고 몸에 안좋은 걸 피우게 놔둔다’는 논리적 역설이 생긴다”면서 “개비담배를 사서 피울 수밖에 없으니 법을 어겨도 봐준다는 건 온정주의”라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만약 법이 잘못됐으면 원칙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봐야 한다. 단속의 강도를 어느정도 가져갈껀지는 정부가 고민해야할 문제”라면서 “정부와 지자체 등은 공 넘기기를 할 것으로 보이고 하더라도 시범케이스로 몇번 하고 암암리에 넘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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