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44% “위법하더라도 민원인 원하는 방향으로 종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폭언·욕설·협박 등 지방자치단체에 지난해 접수된 특이민원이 최근 3년간 8만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지방자치단체 민원 처리 담당자 보호 실태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2년 지방자치단체에 접수된 특이 민원은 총 7만9904건(행정안전부 자료)이다.

연평균 2만6635건으로, 지자체에서 처리하는 민원의 약 0.3%다.

폭언·욕설이 78%(6만2295건)를 차지했고, 협박이 12.3%(9839건)로 뒤를 이었다. 성희롱이 3년간 944건, 폭행은 359건으로 각각 1.2%, 0.4%였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위해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 조합원 1873명을 대상으로 올해 8월 21∼25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대다수가 지난 6개월간 특이민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번한 특이민원 행태(중복 응답)는 ‘혼잣말 욕설’ 등 기타 폭언(88.9%), 반복 전화(85.8%), 장시간 전화(85.4%), 인격모독(80.8%) 등이었다.

성희롱, 폭력 등 범법성이 높은 4개 특이민원은 성희롱 28.8%, 상해 협박 45.8%, 신체에 대한 폭력 10.9%, 원치 않는 신체접촉 및 성추행 16.8%로 조사됐다.

특히 응답자 중 77.3%(1447명)가 지난 6개월간 고소·고발 조치가 필요할 정도의 특이민원을 경험했고, 185명(9.9%)은 매주 고소·고발 조치가 필요할 정도의 특이민원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여유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실제 고소·고발 경험이 있는 사람은 37명(2.0%)에 불과했다.

오히려 절반 가까운 43.6%가 위법하더라도, 민원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하도록 6개월 이내 종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7.7%인 144명은 고소·고발을 당한 경험이 있었는데, 소속기관의 지원이 만족스러웠는지에 대한 추가 질문에서 지원 수준이 만족스러웠다고 응답한 비율은 8명(5.6%)에 불과했다.

민원 처리 공무원을 보호하는 장비와 조치들은 마련돼 있으나, 민원창구 투명 가림막과 민원인의 방문목적 외 사무실 출입을 제한하는 차단시설을 제외한 다른 장비나 조치는 유용하지 않다는 답변이 많았다.

행정 인사적 조치로는 정기적인 민원 대응 교육 프로그램 실시(46.3%), 인사 고충 상담(44.9%), 민원 처리 담당자에 대한 심리상담(36.7%) 순으로 제공률이 높았다.

제공되지 않으나 필요한 행정 인사적 조치로는 특이민원인 대응 후 적당한 휴게시간 보장, 휴식 장소 제공 등이 72.6%로 가장 선호도가 높았다.

‘민원 응대 매뉴얼’과 ‘민원인의 위법행위 및 반복 민원 대응 지침’은 각 81.9%, 53.2%가 그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으나 홍보 부족 등으로 내용을 숙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각각 7.9%, 3.1%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민원 처리 담당자 보호 제도 전반에 있어 체감되는 만족도가 낮다며 다양한 개선 과제를 제안했다.

먼저 민원 처리 담당자가 보급된 보호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보호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이 민원인의 폭행 등 위법행위와 고소·고발에 대해 기관에서 엄정하게 대응하고, 특이 민원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매뉴얼 및 대응 지침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교육내용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며 “일선 민원 처리 담당자들이 자기 경험을 나누고, 토론을 통해 대응 매뉴얼 등을 제작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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