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이슬람에 대한 풍자로 논란을 빚었던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가 무장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12명이 사망한 가운데, 종교적 존엄성 보호와 언론의 자유 보장이란 가치가 대립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풍자는 수세기 동안 이어진 유럽의 전통”이라며 언론의 자유와 해학, 풍자의 문화를 옹호했다.
FT는 “풍자를 살해하는 것은 웃을 일이 아니다”라며 “자유와 해학은 유럽의 전통으로 3세기가 넘도록 한 쌍을 이뤄왔으며 조롱할 수 있는 권리가 소중함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는 만평을 통해 교황이 환상에 나오는 괴물로 변하고 국왕이 성직자들을 살해하는 도살자로 변하는 등 풍자에 관대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림을 통한 풍자는 정치적 도구가 되어 숨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우리가 지지하는 가치들, 언론의 자유, 일반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 등에 대한 공격”이라며 “유럽에 사는 모든이들은 이런 야만스런 공격을 강도높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번 사건을 “경악할 테러 만행”으로 규정하면서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라는 소중한 가치를 위협하는 테러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 내 무슬림들의 생각은 다르다.
미국 CNN방송은 이슬람교에서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은 우상숭배와도 연관돼 있어 일부 아랍지역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 교리에서는 무함마드를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고, 신이 아닌 사람을 묘사하는 것은 신 대신 인간을 경외하는 행위로도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메리칸 대학 이슬람 연구학부의 아크바르 아흐메드는 CNN에 “이는 모두 우상숭배 개념에 기초한다”며 “만약 사람들에 의해 선지자(무함마드) 자신의 모습이 묘사된다면 사람들은 곧 그를 숭배하게 될 것으로 여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무함마드에 대한 묘사도 금지하고 있는데 그를 부정적으로 그리는 행위는 무슬림들의 큰 반발을 낳았다. 샤를리 엡도는 지난 2011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실어 무슬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그럼에도 잡지는 표현의 자유를 지키겠다며 무함마드에 대한 부정적인 만평을 게재했으며 2012년엔 무함마드 누드를 묘사한 그림을 실었다가 이슬람단체가 명예훼손으로 이들을 제소하기도 했다.
테러 직전 샤를리 엡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게재한 마지막 사진은 시리아와 이라크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풍자한 그림이었다. 이에 대해 영국 BBC방송은 이번 테러가 이 그림과 일부 연관됐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내 이슬람 혐오주의와 이슬람교에 대한 존엄성 모독은 무관하지 않다. 이같은 반 이슬람 정서 확대는 ‘외로운 늑대’들의 테러위협도 고조시키고 있다고 BBC 등 여러 외신들은 입을 모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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