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인성도 월클…120분 혈투 후 도핑실 청소 솔선수범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연장 접전으로 신승을 거둔 호주전 이후 도핑룸을 청소하는 등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였다.

클린스만호는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민재는 호주전 도핑테스트 대상자로 선정됐는데, 도핑테스트 이후 자발적으로 도핑룸을 청소했다.

AFC는 이번 대회에서 경기 종료 후 팀당 2명씩, 총 4명을 도핑테스트 대상자로 선정한다. 호주전 이후 한국에서는 김민재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뽑혔다.

경기를 뛴 선수들은체내 수분을 소진해, 소변검사와 피검사로 진행되는 도핑테스트 시간이 오래 걸린다. 몇몇 선수의 경우 2시간 넘게 경기장에 머무는 경우도 있다.

호주전 이후 김민재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결국 김민재는 이강인 그리고 호주 2명 선수보다 늦게 도핑테스트가 끝났다.

도핑테스트가 끝난후 김민재는 도핑 검사실에 널브러진 수건과 남은 간식, 물병 등을 치우기 시작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있던 대표팀의 이재철 매니저는 "김민재에게 라커룸 청소해 주는 분들이 있다고, 얼른 씻고 가서 밥 먹자고 말했는데 계속 청소하더라"라며 "김민재가 여기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 먹은 거 치우지도 않고 갔다고 말하고 다닐 수도 있는데, 조금만 치우고 가자고, 외국 나와서 그런 소리 들을 필요 없지 않냐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결국 김민재를 비롯해 대표팀 팀닥터, 관계자 모두 한국뿐 아니라 호주 선수들이 먹은 간식까지 도핑 검사실을 싹 청소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이 매니저는 "호주전 막판에 주저앉을 정도로 혼신을 다한 김민재가 너무나 피곤하고 배도 고팠을 텐데 '역시 월드클래스는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호주전의 승리가 더 뿌듯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민재는 오는 7일 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요르단과의 4강전에 나설 수 없다.

지난달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3-1 승)에서 옐로 카드를 받았던 김민재는 호주전 후반 추가시간에 경고를 한 장 더 받아 누적으로 결장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요르단과 두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달 20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나 2-2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