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연예인 아빠들의 육아 도전기를 다룬 예능 프로그램 인기속에서 ‘프렌디 대디’라는 신조어가 대세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성인 남성은 가정보다는 일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일보다는 가정을 선택하다보니 경력단절 여성의 고용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일ㆍ가정 양립에 대한 남녀간의 뚜렷한 인식 차이는 박근혜정부가 고용률 70%를 목표 내세우면서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여성의 취업 확대 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4’에는 만 20세 이상 취업자 중 ‘일이 가정보다 우선’이라는 비율은 남성이 64.3%로 여성(41.7%)보다 22.6%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취업자 10명 중 6~7명은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캐치 프레이즈가 무색할 정도로 가정보다는 일을 우선 순위로 꼽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가정이 우선’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16.8%로 남성(8.0%)보다 8.8%포인트 높았다. 여성 취업자는 가정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비율이 20대에 63.3%로 남성(64.8%)과 비슷했으나 30대에는 40%로 낮아졌다.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육아와 가사를 도맡게 되면서 일보다는 가정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녀 모두,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학력별 남녀간의 일가정 양립에 대한 인식의 차이도 크다. 여성 취업자 가운데 ‘가정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비율은 대졸이상(48.5%), 고졸(38.3%), 중졸 이하(34.1%) 순을 보여 여성은 학력이 높을수록 가정보다 일을 중시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남성은 고졸(66.8%), 중졸이하(65.5%), 대졸이상(62.2%) 순으로 ‘가정보다 일을 우선’하는 것으로 나타나 교육수준별로 별 차이가 없었다.

여성 취업의 장애요인으로 ‘육아부담’을 꼽는 응답은 1998년 30.8%에서 2013년 48.5%로 17.7%포인트 증가했다.

또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경력단절여성 통계’에도 전체 기혼여성 5명 중 1명꼴로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부가 여성 취업지원정책 수립시, 육아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포함해야 함을 보여준다.

반면, 사회적 편견과 능력부족을 여성 취업의 장애요인으로 응답하는 비율은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다.

사회적 편견을 여성 취업의 장애요인으로 지목한 응답률은 1998년 27.2%에서 19.2%로, 능력부족은 14.3%에서 6.3%로 각각 감소해 여성 스스로가 취업과정에서 성차별을 받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일가정 양립에 대한 남녀간의 뚜렷한 인식차이와 미흡한 정부의 육아 정책에도 불구, 여성이 ‘가정 일과 관계없이 계속 취업해야한다’는 비율은 1998년 29%에서 2013년 50.7%로 두배 가량인 21.7%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결혼전까지 취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1998년 13.4%에서 2013년 4.3%로 3분의 1정도 감소했다. ‘자녀 성장 후’ 취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률도 1998년 17.8%에서 2013년 13.9%로 줄었다.

이는 더 이상 여성이 결혼이나 출산,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둬서는 안 된다는 사회전반적인 여론을 반영하고 있다.

여성 취업을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도 2013년 84.4%를 보여 10명 가운데 8~9명은 여성 취업에 우호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국 남편들의 가사분담률은 북유럽 국가(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교수와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센터장이 모두 12개 국가의 만 20세 이상 기혼 남녀 대상으로 식사 준비, 세탁, 집안 청소, 장보기, 아픈 가족 돌보기, 소소한 집안 수리 등 6개 항목을 비교ㆍ조사한 결과, 최하위권인 11위다.

이 가운데 세탁을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한국이 8.8%로 스웨덴(19.7%)과 덴마크(19.1%)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부가 공평하게 식사 준비를 하는 비율도 한국이 9.3%로 노르웨이(33.1%), 덴마크(28.1%), 스웨덴( 27.7%)등 북유럽 국가 남편의 가사 부담률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 남편들의 저조한 가사 분담률에도 불구, 여성 배우자의 가구소득 기여도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7년동안 1.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고소득계층인 5분위에서의 증가폭은 2.7%포인트로 나타나 1~4 소득분위에서 여성배우자의 가구소득 기여도 증가폭인 1.2~1.5%포인트 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일용직에 불과했던 서비스 및 판매직 보다는 관리 및 전문직 증가로 이어짐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 근로자 가운데 관리 전문직 비중은 2006년 14. 1%에서 2013년 22.9%로 2배가량 늘었다. 사무직 비중도 이 기간내 15.4%에서 18.6%로 증가했다.

반면, 서비스 판매직 비중은 2006년 40.6%에서 2013년 32.0%로, 기능직 비중은 7.5%에서 3.2%로 각각 감소했다.

이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점차 남성과 견줄 수 있는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