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8일 리서치센터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원래 주식운용본부 내에 있던 리서치팀을 리서치센터로 떼어내 강화한 것입니다. 유례없는 증권업계의 불황속에 비용이 많이 드는 리서치센터를 신설한 이유는 뭘까요?
기본적으로 리서치역량 강화가 주목적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헤지펀드’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은 5개의 한국형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수탁액은 4862억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업계 1위입니다.
헤지펀드 시장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삼성자산운용과 브레인자산운용이 1, 2위를 다투고 있고, 트러스톤자산운용도 시장진출 반년반에 ‘빅3’로 입지를 다지는 등 저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헤지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기관 뿐 아니라 초고액 자산가들이 투자에 나서고, 트러스톤자산운용이나 대신자산운용 등 작지만 강한 운용사의 성장이 가팔라지면서 1등 자산운용사도 이제 차별화 운용전략이 없으면 시장에서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주식운용본부 내 리서치팀은 헤지펀드 매니저와 거시경제 및 업황, 종목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가 없습니다. 고객 피해 방지 등의 차원에서 ‘차이니즈 월’(정보교류 차단장치)에 의해 정보 교류가 차단돼 있기 때문입니다.
중위험ㆍ중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는 상당수가 롱숏으로 운용됩니다. 롱숏이랑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long)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공매도(short)하는 운용 전략을 말합니다. 따라서 주식운용본부 내 리서치팀과 헤지펀드 본부 내 매니저가 운용전략을 논의할 경우, 대량주문으로 주가를 일부러 떨어뜨리거나 올리는 공모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거시경제에 대해서도 서로 논의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리서치센터가 독립적으로 분리돼 운영되면 활발한 의견 교환이 가능해집니다. 리서치 정보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더이상 주식운용본부 산하에 있는 관계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문제점을 개선한 것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은 리서치센터를 확대하면서 팀을 매크로팀과 기업분석팀으로 나누고 인력도 기존 10명에서 15명정도로 늘릴 계획입니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올해 햇수로 3년차를 맞습니다. 두돌을 맞았지만 여전히 헤지펀드 전략의 상당수는 롱숏입니다. 해외 헤지펀드들도 롱숏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벤트드리븐, 글로벌매크로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도 존재합니다.
헤지펀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헤지펀드의 닮은 꼴인 롱숏펀드는 지난해 지지부진한 장세에서도 꾸준히 투자자금을 끌어모으며 최고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저금리ㆍ저성장 장세에서 자금이 점차 중위험ㆍ중수익으로 몰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헤지펀드 운용 전략의 다양화와 운용 수익률의 상승은 대형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으로선 꼭 필요한 셈입니다. 실제 주식운용본부의 면면을 들어보면 이 같은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의 신임 리서치센터장은 유진투자증권과 KTB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지낸 박희운 상무가 선임됐습니다. 그 아래 신설된 매크로팀의 팀장은 KDB대우증권에서 거시경제분석으로 이름을 날린 고유선 팀장입니다. 이들의 건투가 기대됩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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