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취임 후 전기세 평균 300∼600% 폭등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환영합니다. 손전등 켜고 들어오세요. 감사합니다” 아르헨티나 중부 구알레구아추의 한 정육점 입구에 적힌 푯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여러 현지 방송국에 따르면 이는 폭등하는 전기세를 아끼기 위한 상점 주인의 고육지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육점 주인 왈테르는 고물가로 판매는 계속 떨어지는 데 반해 전기세는 30만페소(46만원)에서 98만페소(151만원)로 3배 이상으로 오르자 어쩔 수 없이 낮에는 불을 안 켜고 고객을 맞이하고 저녁때는 손님에게 손전등을 가지고 오라는 안내문을 여기저기 붙일 수밖에 없었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어두컴컴한 정육점에서 취재진을 맞이한 왈테르는 인터뷰를 위해 결국 불을 켰지만,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냉장고만 켜두고 대부분 불은 다 끈 채 손님에게 손전등을 가지고 오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재정 긴축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각종 보조금 삭감으로 전기세는 3개월간 평균 300%에서 최대 600%까지 폭등했다.
아르헨티나 대부분의 국립대는 교육 예산마저 동결된데다 전기세마저 폭등하면서 조명을 아예 끄고 있다. 강의는 빛이 들어오는 공간이나 야외에서 화이트보드를 칠판삼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