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확장으로 옮겨 공원에 방치 시민제보로 마포대교 남단 이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여의도 개발 당시 썼던 휘호를 담은 휘호석이 30년 만에 제자리로 복원됐다.

오늘날 여의도 지형을 만든 제방인 ‘윤중제’ 준공식이 열린 1968년 6월 1일. 당시 사진과 영상물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 내외와 김현옥 서울시장이 ‘漢江開發(한강개발)’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돌판을 바라보는 모습이 담겼다.

이 돌판은 둑 공사에 쓰인 마지막 40만3001장째 화강암 블록으로, 글귀는 윤중제 준공을 기념해 박 전 대통령이 썼다. 휘호석은 당시 마포대교 남단, 현재 트윈타워 건너편 윤중제 제방에 묻혀 있는 형태였다.

여의도 개발을 추진했던 김 시장은 준공식 몇 개월 후 휘호석을 둑 바닥에서 분리하고 ‘박정희 대통령 각하 휘호’라는 설명을 국ㆍ영문으로 새긴 돌패 및 윤중제 공사 개요를 담은 오석(검은 돌)을 추가해 기념비 형태로 제작, 마포대교 남단 둑에 세웠다.

그러나 마포대교 연계 도로가 확장되는 등 환경 변화에 따라 휘호석은 어딘가로 옮겨져 시민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30년 만에 마포대교 남단 제자리로 찾은 박정희 전 대통령 휘호석.  [사진제공=서울시]
30년 만에 마포대교 남단 제자리로 찾은 박정희 전 대통령 휘호석. [사진제공=서울시]

김수정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문화재연구팀장은 “정확한 기록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여의도 주민들의 전언으로는 전두환정권 때 주변 도로를 확장하면서 다른 곳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한강개발 휘호석은 2008년 “박 대통령의 휘호석이 샛강공원 수풀 속에 방치돼 있다”는 시민의 제보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즉각 조사에 나서 휘호석을 검토한 후 역사적 의미를 살려 가능한 원위치에 가깝게 복원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당시에는 무슨 이유에선지 휘호석의 위치 복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작년 여름 다시 민원이 제기되고서야 서울시는 휘호석이 여전히 샛강공원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복구에 나섰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휘호석은 원래 있던 자리에 최대한 가깝게, 마포대교 남단 아래편 둑 위치로 옮겨 설치됐다. ‘박정희 대통령각하 휘호’를 알리는 돌패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이전이 어려워 재현품으로 교체하고 수거한 돌패 조각은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옮겨 보존했다.

김 팀장은 “한강개발 휘호석은 여의도, 더 나아가 한강개발의 시작을 알리는 자료로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원래 위치로 옮기고, 파손된 돌패는 박물관에서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


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