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심화땐 경쟁력 약화 日자동차 수입증가 우려 현대·기아차 실적에 큰부담

신차 효과가 기대되던 자동차주가 다시 불거진 엔저에 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라는 돌발변수까지 악재가 겹쳤다. 특히 엔저로 수혜를 누리던 일본 자동차회사는 TPP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회사와의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ㆍ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회사의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ㆍ기아차 등 자동차주는 엔저 심화와 TPP 참여 시도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면서 지난 3일 주가가 4~5%나 급락했다. 하루 새 3조5000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특히 103엔을 넘어선 엔/달러 환율은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면서 국내 자동차주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엔저 현상이 지금보다 심화할 경우 자동차처럼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경기침체로 추가 양적완화가 시행된다면 내년 연말 엔/달러 환율이 110~120엔대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로 내려앉았고, 반대로 엔/달러 환율은 100엔을 돌파했다”며 “원/엔 환율이 5년 내 최저치를 경신, 자동차주 실적에 부담스러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 3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9.9%와 3.3% 늘었지만 순이익은 반대로 4.2%와 8.3%가 감소하는 등 기업가치 흐름이 정체되고 있다”면서 “성장한계와 환율변수 등으로 투자자의 시각이 다소 위축돼 있고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주가 환율에 내성이 있기 때문에 최근의 주가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의 TPP 참여라는 암초도 나타났다. 정부가 TPP에 참여하면 일본 자동차회사가 무관세 혜택을 누리게 돼 국내에 들어오는 일본차 관세(8%)가 폐지된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가 그만큼 싼 가격에 국내로 들어올 경우 현대ㆍ기아차로선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1월 내수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각각 11.9%, 12.3% 감소하면서 내수시장 점유율이 4개월 연속 70%대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TPP 참여로 일본차가 더욱 파격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칠 경우 내수 판매 감소는 불가피해질 수 있다.

아울러 TPP가 미국ㆍ일본ㆍ캐나다ㆍ멕시코 등 12개국이 지금보다 높은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하는 자유무역체제여서 세계 시장에서도 현대ㆍ기아차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산 수입 증가 우려가 있는 자동차업종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미 관세가 없는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차가 현재도 국내에 많이 수입되고 있는 만큼 생각보다 타격은 크지 않고, 동남아 시장에서는 오히려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권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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