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학자들의 시각은

헌법학자들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가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이석기 의원의 지하혁명조직 ‘RO’에 대한 재판이 현재 수원지법에서 진행 중인 만큼 법원의 사실관계 확정이 마무리돼야 헌법재판소도 결론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앞서 법무부는 통진당의 당헌ㆍ당규 등에 나타난 목적과 당원들의 과거 활동이 헌법상 ‘자유민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이유를 들어 통진당 해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법무부의 입증 책임이 무겁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통진당의 강령과 활동이 위헌적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좌교수는 통진당의 목적이 위헌적이라는 법무부의 분석에 공감을 표시하며 “통진당이 말하는 ‘일하는 사람이 주인 되는 나라’는 일부 노동자 계급만 해당되는 배타적 개념으로, 모든 국민을 포함한 다수에 의한 자치를 추구하는 우리 헌법에 배치된다”고 말해 해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유럽과 브라질 등의 해적당, 청년당, 농민당, 노동자당도 다 위헌 정당이란 말이냐”고 되물은 뒤 “정당이 특정 계층을 대표한다고 헌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세균 서울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는 “외국에서는 대외적 주권을 뜻할 때 국민주권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대내적 주권을 말할 때는 ‘피플(people)’, 즉 민중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며 “민중주권은 일반 백성에게도 주권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개념인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통진당 당원들의 과거 활동이 정당 해산 요건을 충족할 만큼 위헌적이었는가에 대한 해석도 엇갈렸다.

김효전 동아대 법대 명예교수는 “통진당 주축인 경기동부연합이나 RO 조직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활동을 했던 정황이 드러났고, 당 차원에서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등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정당 해산 요건을 충분히 갖췄다”고 말했다.

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도 “통진당의 핵심인 이석기 의원 등 RO 조직의 행태는 우리 체제가 감내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고, 통진당은 그 하부 조직의 행위까지도 책임져야 한다”며 해산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특정 인물과 조직을 정당 전체의 존립 기반인 것처럼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며 “정당이 정책이나 공식 기구를 통해 이적행위를 했다는 게 명확하게 드러나야 정당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태호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공식적 의결기구를 거쳐 당의 의사로 무장혁명을 추구한 것은 아닌 데다 당 일부 세력이 저지른 것으로 결론날 경우 부분 해산 검토가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