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 노인 · 무직자들 타깃 명의빌려 전월세 대출 받고 보이스피싱등 대포통장 악용 대출사기일당 등 무더기 검거
노숙자, 무직자, 노인 등 돈이 궁한 취약계층에게서 명의를 구매하고 이를 사기 및 보이스피싱에 악용하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돈 몇푼에 팔아넘긴 명의가 범죄 조직의 대포통장 개설, 허위 전세금 대출 등에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노숙자 명의를 이용해 아파트 전세자금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A(66ㆍ여) 씨 등 부동산 대출 사기 일당 17명을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대출광고 전단지를 뿌려 급전이 필요한 노숙자와 신용불량자 11명에게 “명의를 빌려주면 아파트를 매입해 되팔아 시세차익을 나눠주겠다”고 유혹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로부터 받은 명의를 이용해 A 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1년여간 세입자가 입주해 있는 아파트 10채를 구입하고 가짜 전ㆍ월세 임대차계약서를 이용해 금융기관과 사채업자로부터 전세자금 대출금과 부동산 담보 대출금 총 12억여원을 받아챙겼다.
한편 타인 명의로 만든 대포통장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팔아 수천만원을 챙긴 일당도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피싱 사이트 조직에 대포통장을 팔아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총책 B(53) 씨를 구속하고, 부총책 C(54ㆍ여) 씨와 통장 개설자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B 씨 일당은 지난 6월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다단계업체 사무실에서 만난 D(79) 씨 등 5명 이름으로 개설한 대포통장 63개를 피싱 사이트 조직에 팔아 2000만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대부분 고령 무직자인 통장 개설자들에게 개당 10만~20만원을 주고 만든 대포통장을 피싱 사이트 조직에 개당 35만~50만원에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팔아넘긴 대포통장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찍힌 웹사이트 주소를 누르고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계좌에서 돈이 무단 이체되는 피싱 사이트 범행에 이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타인 명의를 이용한 대포폰ㆍ대포통장 등은 보이스피싱과 대출 사기 등 다양한 경제범죄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까지만 3173건의 보이스피싱에 대포폰이 사용됐고 피해액은 3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11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피싱범죄에 이용된 대포통장도 2만3204개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과 대포폰 등은 경제범죄는 물론 납치범죄, 마약류 판매 등의 강력 범죄에도 악용된다”며 “명의를 돈을 받고 파는 행위가 이러한 범죄에 연계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상범 기자/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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