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쿄)=서지혜 기자] 지난 해까지 네이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국내 최대 검색서비스 기업’이었다. 대기업까지 참여한 국내 검색 시장에서 벤처로 시작한 네이버에게 더 한 칭찬이 있을가 싶지만, 이 수식어는 네이버에게는 한계이기도 했다. 지난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해 실패한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내수기업’이라는 한계를 벗어나는 건 지난 12년간 네이버의 가장 큰 숙제이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네이버의 숙원을 이뤘다.
네이버는 25일 일본 도쿄 지바현의 라인주식회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라인의 가입자가 3억 명을 돌파했음을 알렸다. 지난 7월 가입자 수 2억 돌파 이후 4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가입자 3억 명 돌파는 초기 일본을 중심으로 성장한 라인이 전체 가입자의 80%를 일본 외 지역에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5일 기준 라인의 일본 가입자는 5000만 명이며, 대만 1700만 명, 태국 2000만 명, 인도네시아 이용자가 1400만 명이다. 스페인에서도 1500만 명이나 이용한다. 세계적으로 3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메신저 서비스는 중국의 위챗(약 4억7000만 명)과 미국의 와츠앱(약 3억5000만 명) 정도다. 전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3대 메신저 중 하나가 국산이라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성공의 비결은 ‘현지화’다. 네이버가 과거 일본 검색시장에서 실패한 것은 한국의 서비스를 그대로 일본시장에도 반영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네이버는 현지 시장에 대해 연구하며 일본 시장 재도전을 꾀했고,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은 준비된 네이버에게 기회가 됐다. 언론이 다소 폐쇄적인 일본에서 트위터와 같은 sns가 동일본 지진과 같은 사건들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모습을 보고 곧장 ‘라인’ 개발에 착수한 것. 전략은 적중했다. 라인은 단번에 일본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바꿔 놓았다.
일본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네이버는 스페인, 멕시코 등 아시아 이외의 지역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인도에서는 현지어를 지원하는 한정판 스티커를 발매하고 유명 영화배우인 카트리나 카이프를 모델로 한 TV광고를 제작하는 등 공을 들였고, 본격적으로 인도에 진출한 지 3개월 만에 이용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네이버는 향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각 지역에 특화된 프로모션 및 현지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현재의 성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모리카와 아키라 라인주식회사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5억 명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5억 명 가입자 유치가 끝은 아닐테다. 라인의 성공은 네이버에게 시작에 불과하다. 라인으로 세계 시장에 눈도장을 찍은 네이버의 다음 목표는 아마 구글에 대적할만한 ‘세계 최대 검색기업’일 것이다.
세계인을 ‘소통’하게 할 네이버의 도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표>
전세계 라인 이용자 수
일본 5000만 명
대만 1700만 명
인도네시아 1400만 명
태국 2000만 명
인도 1300만 명
스페인 1500만 명
전세계 총 가입자 수 3억 명(25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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