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저출산 문제로 국가 존폐마저 위협받았던 프랑스에 베이비붐이 일고 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가족친화정책 덕분에 현재 출산율이 2.01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3년 1.65명으로 최저점을 찍었던 시절과 비교할 때 극적인 반전이다. EU 국가 가운데 아일랜드 다음으로 높고, 주변국인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의 합계출산율이 약 1.4명(2010년)인 것에 비하면 훌륭한 성적이다.
프랑스에서 다시 아기 웃음소리가 나기 시작한 것은 그동안 꾸준히 펼쳐온 출산장려책의 성과로 평가된다. 프랑스는 출산 및 육아와 관련한 보조금, 세제 혜택, 주택기금 등에 국내총생산(GDP)대비 4% 가량을 쏟아붓고 있다. OECD 34개 국가 평균이 2.2%을 감안하면 2배나 많다. 이 비율이 0.4%인 우리나라와는 더욱 격차가 크다.
이 외에도 자녀 양육을 위해 일을 쉬거나 근무시간을 단축한 부모에게는 최대 6개월까지 보조금을 주고, 여성들이 출산 후 일터에 복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WSJ는 냉혹한 현실이 프랑스의 베이비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출산율 때문에 탁아소와 유치원, 학교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게 됐고, 정부 지출이 늘어나면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프랑스 정부에 오히려 자충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GDP 증가율은 2009~2012년 평균 0.5%를 기록한 반면 올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93.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올해 청년과 실업자, 노인 등과 관련한 복지 지출은 GDP의 31.7%를 점하고 있다. OECD 국가 가운데 최고다. 10만 명의 젊은 실업자를 지원하는데 연간 6억유로(약8656억원)를 들이 붓고 있지만 프랑스의 실업률은 11%로 치솟아 15년래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어렵게 찾아온 베이비붐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프랑스의 현실이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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