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불안감 커지는 美…17일까지 합의불발땐 어떤 일이?
17일이후 첫 국채이자납입일 31일 피치, 美관련 채권등급 강등 예고 1750억弗 규모 지출 축소 불가피
월가 “부채 규모가 진짜 블랙스완” ‘시장왜곡→신용붕괴’ 불안감 확산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증액하기 위한 정치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17일(현지시간)로 예고된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 재무부가 데드라인으로 경고한 날짜인 17일까지 합의에 실패하면 미국 연방정부는 돈을 더 빌릴 수 없게 된다.
▶美 디폴트, 31일부터 본격화=정치권이 17일까지 합의에 실패해도 미국이 당장 디폴트에 빠지는 건 아니다. 디폴트는 정부가 국채 원금을 갚거나 이자를 대지 못할 때 발생한다.
17일 이후 정부가 첫 번째로 이자를 내야 하는 날이 이달 31일이고, 그 규모는 60억달러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는 디폴트를 면하려면 이자 지급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연방정부가 직원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거나 외주업체에 대금을 내지 못하는 등 광범위한 지출 지연을 디폴트로 간주하진 않을 것”이라며 “피치가 규정한 디폴트는 국채의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피치는 이 경우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는 또 미국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는 채권의 등급도 ‘AAA’에서 ‘B+’로 강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 국채의 법적 효력을 규정한 수정헌법 제14조를 들어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법정 채무 상한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은 그럴 권한이 없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의회 승인 없이 발행된 국채를 살 투자자도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연방정부는 채무상한 증액이 안될 경우 돈을 더 빌릴 수 없기 때문에 세수만큼만 쓸 수 있다. 이로 인해 당장 지출이 32% 줄어든다. 골드만삭스는 11월까지 이 상황이 이어지면 지출이 175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폴트보다 부채 규모가 진짜 블랙스완=미국 재정위기와 관련해 진짜 걱정되는 것은 부채 한도 조정보다는 이미 엄청나게 늘어난 그 규모라고 월가의 ‘족집게’ 투자자가 경고했다.
헤지펀드 유니버사의 마크 스피츠나젤 공동 투자책임자(CIO)는 13일 CNN머니 회견에서 “부채 한도 상향 조정 실패가 ‘블랙스완(Black Swan)’이 아니다”면서 “진짜 걱정은 미국의 채무 규모다. 백악관과 의회가 단기적으로 디폴트를 면할지 모르지만 엄청나게 불어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보유 채권은 갈수록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피츠나젤은 연준이 금융위기 이후 약 4조달러의 유동성을 풀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연준이 시장을 대대적으로 왜곡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규모의 통화시장 왜곡은 결국 신용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연준과 미국 정부가 파국을 막으려면 지출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스피츠나젤은 강조했다.
그는 특히 단기적인 부채 상한 조정은 오히려 더 나쁘다면서 “파국을 뒤로 미루는 것 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왜곡된 시스템 자체를 손질하는 것”이라면서 “이대로 놔두면 블랙스완이 장차 (더 무섭게) 날개를 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자영 기자/
test100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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