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독거노인 ‘명절 음식나눔 활동’ 임동수씨
200여명의 노인들 보면 안타까워 음식나눔 활동 멈출 수 없어요 아들 · 딸 · 사위 · 며느리까지 총출동 독거노인에 따뜻한 선물됐으면…
“명절인데도 갈 곳 없는 노인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자식들에게 부담주기 싫다며 찬밥으로 명절을 지내는 분들에게 ‘따뜻한 정’을 나눠 드리고 싶었습니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서 10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임동수(68·사진) 씨는 매년 명절 때마다 인근 노인들에게 무료로 ‘음식 대접’을 해 오고 있다. 그는 설날에는 따뜻한 만둣국을, 추석에는 불고기 덮밥을 만들어 외롭게 지내는 노인들이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 씨는 “이 동네에서 40년간 장사를 했는데 손님 대부분이 노인들이었다”며 “그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바로 ‘외로움’인데 추석 같은 명절에는 오죽할까 싶어 이런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명절 음식 나눔 활동이 올해로 10년이 됐다. 200여명이 넘는 노인들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에 몰려드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그는 명절 음식 나눔 봉사를 멈출 수 없었다.
“250석 규모의 가게가 발 디딜 틈 없이 붐비죠. 지난해에도 노인분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음식을 드셨는데 독거노인이 우리 주변에 이렇게 많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200인분의 음식을 한 번에 준비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식사를 마련하는데 평균 500만~6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명절이면 문을 닫는 주변 가게들이 많아서 이웃 가게의 협조를 얻기도 어렵다. 가게 직원들은 명절 휴가를 가기 때문에 임 씨의 온 가족들이 음식 나눔 봉사에 동참해야 한다. 아들ㆍ딸은 물론 사위와 며느리까지 총동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씨는 앞으로도 명절 음식 나눔 봉사를 계속할 생각이다.
명절 연휴를 일종의 ‘휴가’로 여기는 요즘 세태를 감안해 보면 그의 봉사활동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
그는 “한국전쟁 때 아버지를 잃어서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갖고 있다. 또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었으니 명절 하루만큼은 외로운 이웃을 가족처럼 여기고 한 끼 정도 대접하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석 점심에도 임 씨는 노인들에게 불고기 덮밥을 제공한다. 임 씨는 여력이 닿는 한 명절 음식 봉사뿐 아니라 다른 봉사 활동도 계속 할 생각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소 한마리 정도는 잡아야 200인분을 만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한가위에 나 혼자만 배부른 것보다 이웃과 함께 배가 부르면 더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황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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