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채동욱 검찰총장이 30일 퇴임식 직후 조선일보에 대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전격 취하했다. 이 같은 채 총장의 예상 밖 행보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며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 별관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자신의 퇴임식에 참석한 뒤 정오 무렵 청사를 떠났다. 그 사이 채 총장은 대리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소 취하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에 아직 소장 부분이 송달되지 않은 상태라 조선일보의 소 취하 동의없이 소송은 없던 일이 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법조계 안팎에서는 ‘채 총장이 혼외자 의혹을 사실상 시인한 모양새 아니냐’는 추측과 ‘소송할 테니 사표 수리해 달라 해 놓고, 정작 사표 받아주니 소송을 접는 것은 앞뒤가 다른 처사’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채 총장 측은 사전에 이 같은 반응이 나올 것을 염려한 듯 소송 취하 직후 ‘검찰총장직을 떠나 사인으로 돌아가며’라는 제목의 글을 헤럴드경제 등 검찰 출입 언론사에 보내 관련 입장을 밝혔다.

채 총장은 이 글에서 “검찰의 동요와 국정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우선 제기했으나 (실익 없는) 장기간 법정공방이 이어져 아내와 딸에게 심적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이미 제기한 정정보도청구 소송은 일단 취하한다”고 밝혔다. 채 총장은 이어 “그 대신 우선적으로 진실규명을 위해 꼭 필요한 유전자검사를 받아 결과가 나오는대로 별도의 더욱 강력한 법적조치를 위해 진실과 책임을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 총장 측 신상규 변호사는 이에 대해 “소송을 해도 시끄럽기만 하지 유전자 검사를 하기 전에는 답이 없다”며 “(채 총장은) 유전자 검사가 나오면 한 방으로 끝내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 변호사는 “그 사람(혼외아들의 모친으로 지목된 임 여인)이 잠적상태라 하는데 고발됐기 때문에 소재가 곧 파악되지 않겠느냐”면서 “양측의 유전자 조사 이후 조선일보 측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혼외아들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br />안훈기자 rosedale@heraldcorp.com
혼외아들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안훈기자 rosedale@heraldcorp.com

이날 채 총장은 퇴임식에서 혼외자 의혹과 그간 이 일로 사표를 반려해온 청와대 측에 대한 불만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39년 전 고교 동기로 만나 큰 힘이 되어준 아내, 하늘나라에서도 변함없이 아빠를 응원해주고 있는 큰 딸, 일에 지쳤을 때마다 희망과 용기를 되찾게 해준 작은 딸이 고맙다”며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혼외자 의혹에 대한 심정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