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주얼로 중무장한 아이돌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는 노인들이 있다. 제목부터 눈과 귀를 사로잡기 충분한 ‘꽃보다 할배’ 출연진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평균연령 76세, 넷이 합쳐 무려 302세. 비주얼로 승부하기엔 세월이 야속하다. 그렇다고 말만 하면 빵빵 터지는 개그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몸 개그로 웃음을 주는 것도 아닌데, 꽃보다 할배들의 인기는 연일 고공행진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 이유는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 네 명의 할배들이 보여주는 크고 작은 여행 에피소드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연기자라는 직업을 벗어던지고 평범한 배낭여행객으로 변한 할배들의 여행에는 그들의 일상과 감정 그리고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유럽을 배경 삼아 펼쳐지는 일련의 사건들 속에는 ‘힐링’이 존재한다. 그간 차곡차곡 쌓여 있던 스트레스를 풀고, 가족과 일의 소중함을 깨닫고, 내게 주어진 모든 조건들이 축복이라는 사실을 깨우치게 되는 힐링 말이다.
여행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계속되는 경기침체에도 해외여행객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연일 보도되는 경기불황, 경기침체가 마치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질 정도다. 과거에는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소비가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해외여행객 또한 줄었지만 언젠가부터 경기침체와 해외여행은 별개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건 삶의 비중이 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과거의 우리는 현재의 즐거움보다 행복한 미래에 큰 비중을 두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은 참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월 따라 많은 것이 달라졌고 생각도 변했다. 미래도 중요하지만 현재 또한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니, 현재가 없으면 미래도 없기에 현재의 행복부터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현재를, 우리에게 주어진 이 여름휴가를 보다 현명하게 보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남들이 가니까 나도 질 수 없다는 생각에 무리를 해서 해외여행 길에 오르는 것? 혹은 휴가를 보다 알차게 보내기 위해 하루 24시간을 48시간으로 쪼개 사용하는 것? 과연 이것이 휴가를 제대로 보내는 방법일까? 아마도 이는 휴가 후유증을 극대화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휴가 직후 각종 빚에 쪼들려 스트레스 지수가 고조될 것이며 생체리듬이 깨져 건강을 잃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아직 휴가를 떠나지 못한 이들에게 제대로 된 휴(休)를 즐길 수 있는 휴가를 권하고 싶다.
휴가라는 말에 사용되는 휴(休)는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쉬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으며 그 의미 또한 쉬다, 멈추다, 아름답다, 편안하다로 쓰인다. 그러니 한자의 모양과 뜻에 걸맞게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추어 설 수 있는 휴가를 보내는 건 어떨까? 아름다운 풍경과 아름다운 사람들과 어우러져 편안한 휴식을 취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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