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한희라 기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시중심에서 차로 20분가량 떨어진 쁘밤뻐으고등학교.
지난 18일 방학이라 공사먼지가 뿌옇게 날리고 있는 이 학교의 한켠에서 붉은 벽돌을 나르고 시멘트를 이기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었다. 개학이 되기 전 아이들에게 화장실을 지어주기 위해 한국에서 날아온 아주그룹 자원봉사자들 20여명이다.
아주산업, 아주모터스, 아스콘, 아주저축은행, 아주아이티 등 아주그룹 계열사 직원들 가운데 선발된 15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회사 관계자들은 올해 여름휴가를 기꺼이 반납하고 이곳 프놈펜으로 날아왔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맨땅에 철퍼덕 주저앉은 아주아이티의 류대성 사원은 열일곱 살짜리 캄보디아 소년의 솜씨를 곁눈질해가며 꼼꼼하게 벽돌을 쌓아 올렸다. 그의 티셔츠는 땀으로 젖어 등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한 아이의 엄마인 정연순 아주저축은행 대리는 지난해 아쉽게 탈락했다가 올해 운좋게(?) 봉사단원이 된 경우다. 그는 “나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왔는데 오길 참 잘한 것 같다”며 흐르는 땀을 닦았다.
화장실 짓기가 한창일 무렵 이 학교 학생 예닐곱 명이 공사장으로 다가왔다. 방학 중 잠시 학교에 나와 공부하고 있던 이 아이들은 한국 사람들이 화장실을 짓는다는 소식을 듣고 온 것이었다. 호기심에 몰려 왔던 이 아이들도 어느새 어른들 옆에서 벽돌을 집어주고 있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00달러에 불과한 캄보디아는 아시아 최빈국이다.
문맹률이 30%에 달하다 보니 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그래도 행복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교과서도, 교실도 아닌 화장실 문제다. 지난해 집짓기 봉사를 했던 아주그룹은 이 정보를 접하고 올해는 집 대신 화장실 100개를 지어주기로 했다.
남윤원 아주산업 과장은 “아이들 수에 비해 학교 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정화조 관리가 안 돼 기존 화장실도 사용을 못할 지경” 이라며 “기왕이면 이곳 아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주고 싶어서”라고 소개했다. 이번 봉사는 23일까지 5박6일간 이어진다. 화장실 짓기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운동회와 벽화 그리기 등 현지인들과의 정서적 교감활동도 펼쳐진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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