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ㆍ손미정 기자]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지 꼭 85일째 되는 3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 폐쇄든 가동이든 결정하라는 것을 (성명서에) 넣어야 한다“ ”철수는 안된다” “지금 끌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황 될 수도 있다” 회의장 밖으로 들리는 고성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현 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날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긴급회의는 난상토론으로 점철됐다. ‘완전철수 및 폐쇄’로 입주기업의 명확한 목소리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과 ”개성공단 폐쇄는 절대 안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엔 정부가 개성공단의 완전 폐쇄냐 재가동이냐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입주 기업 한 관계자는 “오늘 그(완전철수) 중대 발표 해야 한다“며 “기계가 살아야 재개도 되고, 재발방지도 된다. 양쪽 당국에 날자를 주지 못할 바에야 실속이라도 찾아야 한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중대발표를 연장하기 보다는) 핵심으로 폐쇄든 재개를 해달라고 하든 해야한다“며 절박한 입장을 호소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정부에 돌직구를 던지는 목소리도 들렸다. 한 입주 기업 관계자는 “이제는 돌려서 이야기하면 안된다”며 “정부 눈치 볼 필요 없다. 김정은이 안나오면 개성공단 폐쇄하겠다는 것 언론에 이미 다 나왔다. 정부한테 너희가 하려는게 뭐냐고 던질거 던지고, 그 다음에 기계를 빼낸다면 정부에서 못하게 하면 ‘우리가 들어가겠다, 지원해라’ 분명하게 애기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심지어 이날 회의에선 “형식은 원만하되 내용은 강경하게 해야한다”며 “이전을 해도 만약에 안될 경우엔 국제법으로 북한을 제소한다든지, 빠른 시일안에 남쪽 정부는 (입주기업을) 살리든 죽이든 기업들이 예측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맞서 입주기업의 완전철수는 개성공단의 존폐로 직접 연결되는 만큼 안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한 입주 기업 관계자는 ”절대 폐쇄는 안된다”며 “가동중단이지 폐쇄하는 것은 아니다. 설비 때문에 긴박하니 결정을 해줘야 설비를 빼든지 금형을 만들꺼 아니냐, 어떤 결정을 해달라고 해야한다”고 맞섰다. 또 다른 관계자도 “폐쇄보다는 뭔가 정부가 결정을 해달라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당국자간 회담이 선행되고, 북한측의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약속이 있어야만 개성공단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정부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관련 “입주기업들의 여론과 요구사항을 듣고 있는데 정말 심각하고 대단히 안타깝다”면서도 “북한이 당국회담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성실한 자세로 대화에 호응해오기를 촉구하는 방법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여수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개성공단을 빨리 정상화시켜야겠다는 즉자적인 대응보다는 조금 더 멀리 내다보고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면서 “우리가 할 도리는 해야 하지만 북한도 할 도리는 해야 한다”며 당국간 재발방지책 마련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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