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X파일]60조 주무르던 사나이들, 컴백해서 한다는 말이...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미스터 펀드맨’ 구재상씨와 ‘태양신’ 서재형씨가 여의도로 돌아왔습니다.
펀드투자를 한 투자자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입니다. 2000년대 그들이 품고만 있어도 황금알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식시장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했습니다. 미래에셋의 펀드성공 신화를 이끌었던 구재상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자문사 케이클라비스 대표로, 미래에셋 주식운용본부장ㆍ리서치센터장을 지냈던 서재형 전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는 대신자산운용 대표로 각각 활동무대를 바꿔 귀환한 것입니다.
펀드투자의 태동기인 2004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근무했던 서 대표는 미래에셋의 대표 펀드인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펀드의 운용을 맡아 2007년 한 해에만 62%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던 ‘스타 펀드매니저’였습니다. 이후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까지 지내면서 그가 찍는(?) 기업들로 수십조원이 몰리면서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닉네임을 추가했습니다.
그의 원조 닉네임 ‘태양신'은 태양광 종목의 발굴과 성공적인 매매 스토리가 반영된 별칭입니다. 그는 2007년 초 태양광 사업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며 관련 기업을 수소문했습니다. 당시 국내에선 불모지로 통했던 사업이었던 터라 해당 기업은 전무했죠. 그때 거의 유일하게 찾아낸 상장종목이 OCI(옛 동양제철화학)였습니다. 태양광 사업 초기 단계였지만, 장기 성장을 확신하고 매집에 들어갔고 3만~4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1년새 40만원대를 돌파했습니다. 그야말로 대박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죠.
미래에셋을 떠난 서 대표는 2011년 한국창의투자자문을 설립하고 1주일 만에 1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증시가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문사들의 수익률도 급락했습니다. 서 대표는 1년 만에 창의투자자문을 대신자산운용에 매각하며 여의도 바닥을 떠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대신자산운용이 서 대표를 영입하기 위해 창의투자자문을 통째로 사들인 것입니다. 결국 서 대표는 운용사를 떠난 지 3년여 만에 대신자산운용 대표로 펀드시장에 복귀하게 된 것입니다.
서 대표는 지난 2일 3년만에 기자들 앞에서 “금융회사가 ‘고객의 탐욕’을 지키는 역할을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자기 반성으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헛발질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는 싫다”며 결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육성책, 올해 중소형주의 선방, 선진국형 저성장 구조에 따른 내수∙서비스업종 성장 등을 고려할 때 창조성장 중소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 시점에서 투자의 답은 창조성장 중소형주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미래에셋 펀드 성공신화를 이끌었던 구재상 대표도 최근 저평가 성장주 찾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 대표는 한달 전 쯤 자문사 대표로 컴백해 한국거래소 기자실을 찾았습니다. 미래에셋을 떠나 칩거해 있던 그를 기자들이 가만 놔둘 리가 없죠. 수많은 인터뷰 요청에 자진해서 기자실로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사실 60조원을 굴린 사람으로서 투자자문사 대표라는 새 출발은 미약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구 대표는 “자금 규모에 집착하기보다는 안정된 수익률을 유지해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숙연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구 대표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의 양대산맥으로 국내 펀드시장을 좌지우지했던 인물입니다. 평소 박 회장도 구 대표에 대해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인물”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터라 웬지 작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구 대표가 어려운 시기엔 허황된 기대를 버리고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며 저평가된 종목이나 배당이 높은 종목,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구 대표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분야로 에너지와 클라우드를 꼽았습니다.
구 대표는 “셰일가스가 에너지 분야의 그림을 바꾸고 있고 빅데이터 등 클라우드 부문에도 투자가 몰리고 있다”며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중국의 성장과 관련한 내수산업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실 속에서 투자에 성공하려면 변화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연세대 경영학과 83학번 동기이자 ‘절친’ 사이인 서 대표와 구 대표가 말하는 ‘창조성장 중소형주’, ‘저평가 성장주’는 큰 틀에서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급등락이 반복되는 현 주식시장에서 두 ‘마이더스’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앞으로 펼칠 선의의 경쟁도 흥미로울 듯 합니다.
greg@heraldcorp.com
![‘중위소득 70%’에 발목 잡힌 기초연금 개편…소득 보장 실효성 낮고 재정부담 가중[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907.67992ac2e89a4eddbffab50b901154f7_T1.jpg?type=h&h=240)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