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왕성’ 측이 교차상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명왕성’의 제작사 SH필름은 11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명왕성’이 표현하고자 하는 가장 주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바로 ‘1:99’의 싸움입니다. 영화 속 준은 명문사립고에 전학을 가서 그곳에서 입시지옥을 경험하게 됩니다. 준이 살고 있는 세계는 오직 1등만을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이 상황은 비단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밖, 현실에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영화 ‘명왕성’은 현재 극장가에서 상영되고 있는 블록버스터 외화와 대작 한국 영화들에 밀려, 제대로 된 상영회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관객들을 만나보기도 전에 자동 폐기 처분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호소했다.

덧붙여 “블록버스터 외화와 대작 한국영화에게만 좋은 상영시간을 몰아주는 극장들의 관행에 의해 관객들에게 제대로 선택 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에든버러 국제영화제, 피렌체 한국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먼저 상영되어 인정받고 호평을 받았지만, 정작 국내 관객은 제대로 된 극장에서 만나볼 수도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SH필름은 “아무리 80여개가 넘는 스크린 수를 확보했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관람이 용이하지 않는 아침과 밤 시간대에 몰린 편성은 영화를 상영하지 말라는 것과 같습니다. 2013년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명왕성’이 한국의 관객들에게는 제대로 평가 받을 기회조차 얻을 수 없는 한국 영화산업의 현주소에 말문이 막히며 “개천에서 용이 날수 없다.”는 이야기가 교육만이 아닌 사회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앞서 ‘명왕성’은 영등위로부터 “일부 장면에서 폭력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모방위험의 우려가 있는 장면 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이유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사회 각계 각층의 항변과 제작사의 소명서를 통해 재분류로 15세 이상 관람가로 확정됐으나 교차 상영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

‘명왕성’은 신수원 감독이 교사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사실을 바탕으로 연출한 작품. 명문대 입학을 목표로 초특급 사립고에 존재하는 상위 1% 비밀 스터디 그룹에 가입하기 위해 몸부림치던 평범한 소년이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되면서 점차 괴물이 되어 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