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7~8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단호하게 천명함에 따라 한ㆍ미ㆍ중 3국의 대북 3각 공조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이달 말 열리는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공동선언문에도 9ㆍ19 공동성명 이행과 같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재천명 되는 수준을 넘어 북한의 핵 포기를 의미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틀에 걸쳐 캘리포니아 란초 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져야 하며 세계 어느 국가도 북한을 핵 국가로 인정해선 안된다”고 합의했다.

이처럼 중국이 북한 핵무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것은 북핵 문제가 불거진 이후 20여년만에 처음이다. 2년 전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 때 당시 중국이 북핵문제에 대해 ‘우려한다(concern)’는 표현을 삽입하는 것에도 난색을 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 워싱턴포스트 지는 중국의 이런 입장변화를 이번 정상회담의 하일라이트 중 하나로 꼽았다.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ㆍ중 양국의 압박은 북한의 경제적 이익과 직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된 국제 회담에 나오게 하는 한편, 북한의 진정성 있는 핵 포기 정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중국의 제한적인 대북지원 등 투트랙의 고강도 압박이 예상된다.

특히 이달 하순께 열리는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대해 좀 더 구체화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북 경제 제재 문제는 물론 6자회담 등 국제사회 수준의 대화채널 마련 등이 정상회담 테이블 위에 올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천명함으로써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ㆍ미ㆍ중 공조체제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며 반겼다. 제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에 찬성하는 등 대북 정책의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지만 태도변화를 명백하게 천명하지 않아 우리 정부의 애를 태웠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는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

다만 핵ㆍ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한 북한이 당장 한미 양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태도 변화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비핵화 사전조치로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과 핵ㆍ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 등 북미 2ㆍ29 합의 이상을 약속해야 한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27일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내놓을 메시지가 향후 비핵화 관련 논의의 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 중국이 단호한 태도를 견지하면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높아진다.

그러나 남북 당국간 대화를 이유로 중국의 태도가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나온다. 남북 대화가 진행된다는 것을 명분으로 중국이 비핵화 대화에 대해서도 재개 필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앞으로 한미 양국의 공조방향은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는데 모일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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