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빚 독촉을 피하려 위장 이혼했지만 사실상 혼인생활을 유지했다면 배우자에게 유족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문준필)는 퇴역 후 군인연금을 받던 남편과 사별한 이모(67ㆍ여) 씨가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유족연금지급불가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1968년 남편과 결혼했다가 6000만원이 넘는 남편의 빚 때문에 1997년 협의이혼을 했다. 빚 독촉에 시달려 이혼 서류에 도장은 찍었지만 부부는 계속 한 집에 살았다.
남편은 열심히 일해 5년만에 빚을 다 갚았고 2002년 11월 부부는 다시 혼인신고를 했다.
이후 이 씨는 남편이 지난해 5월 숨지자 국방부에 군인 유족연금을 달라고 청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군인연금법에서는 재정 확보 차원에서 퇴직 후 61세 이후에 혼인한 배우자에 대해서는 유족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씨 부부가 다시 혼인 신고를 한 2002년에 남편은 이미 64세였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씨는 군인연금급여재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요청했으나 기각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군인연금법은 단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 혼인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 사실상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를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배우자에 포함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위장 이혼한 이후에도 남편과 동거하면서 사실상 혼인 생활을 유지했으며 이혼 신고 이후 빚을 갚고 나자 5년 만에 다시 혼인 신고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씨는 ’사실상 혼인관계 있던 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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