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극단주의에 대한 온건의 승리”
중도파 후보로 대선 후보 가운데 유일한 성직자 출신인 하산 로우하니(64) 후보가 15일(현지시간) 제11대 이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란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이번 선거 결과를 환영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로우하니 당선인이 “온 나라의 대통령”이라며 이번 선거 결과가 “진전된 정치적 성숙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야권 지도자 미르 후세인 무사비의 측근인 아데시르 아미르 아르조만드는 “이란 내부에서 생겨난 민주화 움직임의 요구를 로우하니 당선인 측에서 받아들인 점이 승리의 한 요인이었다”는 의견을 보였다.
로우하니는 보수파 후보와 치열하게 경합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당선됐다. 여기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에 맞서 이른바 ‘저항 경제’로 버티며 핵개발을 강행해 온 현 정권과 달리, 평화적 핵개발 권리를 옹호하면서도 서방 제재 해제를 위한 유연한 협상 자세를 강조해온 그에 대한 기대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 거래 제한과 석유 금수 등 미국과 EU의 각종 제재로 이란의 물가상승률은 30%를 넘어섰고 실업률도 2011∼2012년 2년 연속 12%를 웃돌았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로우하니 후보의 당선은 변화를 갈망하는 이란 국민의 열망이 중도개혁 연대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나타난 결과”라고 평가했다.
1948년 셈난 주 소르케에서 태어난 로우하니는 10대 시절 종교 공부를 시작해 곰 신학원과 셈난 신학원에서 수학했고, 팔레비 왕조의 ‘샤’(국왕)에 반대하는 ‘반(反) 샤’ 인물로 성장했다. 1972년 법학 전공으로 테헤란 대학을 졸업했으며 훗날 영국 글래스고 칼레도니언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고국방위원회 위원, 대통령 국가안보자문,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 핵협상 수석대표 등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그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이보다 그가 핵협상 수석대표로서 보여준 능력은 아직도 많은 이란인의 기억에 남아 있다
특히 2005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에 맞서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제재를 피해 핵개발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다 핵협상 수석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일화는 유명하다.
이를 계기로 로우하니는 국제 문제에 강경 일변도인 아마디네자드에 저항한 중도파 인사로서 입지를 굳혔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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