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시장 신용경색 사태로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중국 정부의 성장 목표치인 7.5% 달성은 이미 물건너 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6% 이하, 심지어 3%대 성장률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일부 중국 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금융시스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즉각 개입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이들이 내세운 근거다. 금융시장 돈가뭄이 한풀 꺾이자, 이번 유동성 위기가 부동산 거품을 걷어내고 장기적인 위기를 제거하는 순작용을 할 것이라는 지지론까지 중국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경착륙은 오지 않는다=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은 “자금경색은 경기확장을 가로막고, 경제성장에 불리한데도 중국 당국이 이 카드를 썼다”면서 중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중국 정부는 대형 프로젝트를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고, 급하면 지준율 인하나 확장형 재정정책을 집행하는 등 많은 도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킴도 베어링자산운용 아시아 멀티애셋 투자전략 총괄도 지난 26일 서울에서 열린 하반기 글로벌 경제전망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투자자의 우려대로 중국 경제가 둔화할 게 분명하다”면서도 “만약 지속될 경우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기는 9월께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이때쯤이면 중국 정부가 경제개혁보다 성장 쪽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중요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 자문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교수도 같은 날 한 콘퍼런스에서 “(시장 유동성을 안정시키겠다는) 중앙은행의 최근 조치는 첫 번째 조처에 불과하다”면서 중국 당국이 추가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이어 “정부의 후속 개혁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질 것”이라는 경고를 덧붙였다.
‘돈가뭄’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은행 자금경색을 우려했던 중국 언론도 시장이 한숨 돌리자, 유동성 축소가 오히려 중국 경제에 득이 될 것이라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27일 베이징칭녠바오는 자금경색이 부동산 시장의 해열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돈가뭄이라는 순간의 고통이 장기적인 고통을 치유할 것이라고도 했다.
▶성장률 곤두박질, 위기론 고조=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향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올 2분기 성장률이 6%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골드만삭스그룹은 최근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7.4%로 제시해 종전 전망치 7.8%에서 낮췄다.
스위스 은행 UBS의 첸리 중국 증시 전략책임자는 “경제성장에 의존적인 대형주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중국 증시 등급을 종전의 ‘중립(neutral)’에서 ‘주의(cautious)’로 강등했다”고 말했다.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의 정신리(鄭新立) 부주석도 지난 13일 “6월 경제지표에서 의미있는 호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성장률이 7% 아래로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그림자금융은 부실자산을 증가시켜 경제위기를 초래할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유동성 축소 배경도 이 같은 그림자금융을 잡기 위한 것이다.
중국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2010년 17조위안에서 지난해 21조~29조위안(5250조원)으로 67%나 늘었다. 국내총생산(GDP)의 56%에 이른다.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光華管理學院)의 마이클 페티스 교수는 “서양의 그림자금융이 시중은행권 밖 금융시장인 것과 달리 중국은 시중은행도 개입하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높아야 7% 정도일 것이라며, 3%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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