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경제 양성화·경제민주화 등 진두지휘…정치적 중립 실현여부는 미지수
박근혜정부 들어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검찰의 행보가 변화무쌍하다. 그 행보의 중심에는 “국민이 원하는 검찰이 되겠다”며 지난 4월 취임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있다. 검찰의 새 조타를 맡은 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지킴이’인 양 경제민주화 및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하면서 ‘실리’도 챙기는 모양새다.
현 정권 출범 초기만 해도 검찰의 권한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말 연달아 터진 검사비리 사건 탓에 검찰도 잔뜩 몸을 낮췄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지하경제 양성화’ ‘경제민주화’ 공약이 경제범죄 수사로 직결되면서 오히려 검찰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검찰은 서울남부지검을 ‘금융중점검찰청’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일선청에 공정거래조사부, 금융조세조사부, 반부패수사 전담부서를 증설하는 등 금융ㆍ증권ㆍ공정거래 분야에 대한 수사 강화를 추진 중이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서 검찰이 직접 제보받거나 인지한 공정거래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검찰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 분야의 전문 위원회가 사전에 조사하고 난 뒤 결과를 통보하거나 수사 의뢰ㆍ고발 등의 조치를 할 경우 그에 맞춰 움직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검찰 자체 인지수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검찰 권한 축소ㆍ견제를 위한 개혁의 프로세스는 앞으로 검찰이 넘겨야 할 고비다. 이 또한 박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때문이다. 대검 중수부의 현판이 32년 만에 내려진 것은 그간 진행돼오던 개혁조치의 한 가시적 성과였다. 향후 상설특검 등 검찰개혁 방안이 구체화하면 검찰의 권한은 더욱 견제받을 것이다.
하지만 일련의 개혁조치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제대로 실현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검사의 청와대 파견근무를 없애겠다던 박 대통령의 공약이 물거품이 된 것은 그러한 의심의 근거다. 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과의 독대를 없애고, 일선 검찰청의 수사 처리방향에 일절 간섭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채 총장은 ‘국민이 원하는 검찰’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위정자에 의한 압력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이다. 검찰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여부는 순전히 채 총장 어깨에 달렸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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