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희화화 사진·영상 잇단 인터넷 유포 논란
노무현 前대통령 합성사진 이명박 前대통령 쥐포스터 박근혜 대통령 출산장면등 이념대립 확대재생산 파문
대통령을 희화화한 합성사진과 그림에 이어 영상까지 잇따라 유포되면서 ‘표현의 자유’라는 해석과 ‘명예훼손’이라는 주장이 엇갈리는 등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최근 한 대형마트 매장 내의 컴퓨터 바탕화면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희화화한 합성사진이 게시되면서다. 이어 고인이 된 대통령을 비하하는 영상까지 유튜브에 유포됐고 지난 21일 해당 사진을 퍼뜨린 고등학생 A(17) 군이 경찰에 자수해 “단순히 인기글에 올리고 싶었다”고 진술한 사실이 전해지자 누리꾼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지난 22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출산 장면을 묘사한 홍성담 화백의 ‘골든타임-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를 전시한 평화박물관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면서 ‘대통령 희화화’ 논란이 또 한 차례 불거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이념 대립과 사회 갈등이 또 다른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계층간ㆍ세대간 갈등을 표출하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이같은 논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인에 대한 풍자는 늘 있어온 것이지만 최근에는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민주주의나 인권 등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합의를 훼손하는 희화화와 풍자가 계속되면서 이념이나 가치 논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같은 유명인을 희화화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2011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행사를 앞두고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빗댄 ‘쥐그림’ 포스터가 유포됐고, 지난해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수갑을 차고 있는 모습이 담긴 포스터가 세간에 공개되기도 했다.
김영란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권력관계상 공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사진이나 그림으로 비꼬아 표현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이념 논쟁 등 대립요소로 확대재생산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과 관련해 표현의 자유도 좋지만 명예훼손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더욱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과 교수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고 고의ㆍ과실이 인정되면 고소장이 접수되지 않아도 경찰의 사전 체포가 가능하다”며 “명예훼손은 가치 평가의 문제가 아니고 팩트를 왜곡하는 것이 핵심인데, ‘사진을 희화화하는 것’도 팩트를 왜곡하는 것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황유진ㆍ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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