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빅데이터팀 조사…작년 50대男 귀금속 구매 카드결제 1억 5000만원 규모…60대, 남성이 여성보다 더 지출 골드시니어 소비주체로 부상…작년 밸런타인데이 총783억 써

# 지난 10일 오후 6시께. 머리가 희끗한 한 60대 노신사가 소공동에 있는 한 백화점의 잡화매장을 배회(?)하고 있었다. 30~40분 가량을 두리번거리던 노신사는 귀금속 매장으로 발길을 옮기더니 크리스탈 목걸이와 세트로 구성된 반지를 한참 동안 만지작 거리더니 결정한 듯 50만원 가량하는 크리스탈 목걸이를 구매했다. A씨는 “결혼 30주년을 맞아 밸런타인데이에 아내에게 목걸이를 선물하려고 한다”며 “세트로 구성된 반지도 함께 살까 하다가 한 달 뒤면 또 화이트데이도 있어 반지는 그 때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의 선물로 초콜릿을 선물한다는 밸런타인데이에 50~60대 꽃할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0~20대 젊은 청춘남녀들의 이벤트로만 생각했던 밸런타인데이에 5060 꽃할배들까지 사랑고백(?)에 나서면서 소비의 한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꽃할배들의 반란(?)은 화이트데이에도 여김없이 나타나고 있다. 초콜릿 하나 받고 몇십만워이 넘는 목걸이나 화장품을 선물해야 한다는 남자들의 앓는 소리(?)가 세대를 불문하고 전 세대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본지가 신한카드 빅데이터팀에 의뢰해 최근 5개년간 남여 연령대별 밸런타인데이 및 화이트데이 관련 업종(백화점, 귀금속, 호텔, 편의점) 등의 관련 매출을 분석한 결과, 5060 세대들의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귀금속에서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해 50대 남성은 밸런타인데이 당시 1억5000만원의 신용카드를 귀금속에 구매하는 데 긁었다. 이는 전년에 비해 무려 90.8% 늘어난 수치다. 60대 이상도 8600만원으로 전년대비 91.5%가 증가했다. 특히 60대의 경우 여성(6200만원) 보다 더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주는 화이트데이에도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60대 이상의 남성은 화이트데이 당시 7600만원을 귀금속을 구매하는 데 썼다. 전년대비 75.2%가 늘어난 수치로 10대(52.4%), 20대(8.7%), 30대(37.1%), 40대(23.9%), 50대(33.1%) 보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밸런타인데이 특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의 경우 남성이 여성 보다 더 많은 돈을 선물을 구매하는 데 쓴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화이트데이엔 60대 이상 남성 고객들의 이용액 증감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잡화부문 박성호 수석바이어(Chief Buyer)도 “최근 밸런타인데이에 역으로 여자친구나 아내에게 선물을 주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들어 밸런타인데이는 물론 화이트데이 때도 50~60대 남성들의 선물구매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50~60대 남성들의 사랑고백(?)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에 대해 한국사회의 급격한 노령화와 이에따른 심리적 박탈감 등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처럼 젊은시절 앞만 보고 달려왔던 노년층이 은퇴 이후 별다른 소일거리를 찾지 못하면서 자신의 현재 모습을 다시 바라보고 새로운 인생을 찾으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 시니어의 소비가 그만큼 사회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애기다.

한편, 한국인은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에 총 782억5500만원의 카드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에 비해 무려 33.5%나 늘어난 수치다. 화이트데이 역시 776억1500만원의 신용카드를 긁어 전년에 비해 5.7%가 늘었다.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만 총 155조87000만원의 큰 장이 서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엔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어지만 유독 밸런타인데이에 특수가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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