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강호동은 자신이 잘 모르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익숙한 스포츠를 통하면 활용가치가 크게 올라간다. 강호동은 생활스포츠를 매개로 했더니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과도 자연스럽게 교감을 이어나간다.
연예인들이 예능과 체육 고수 일반인들과 한판승부를 벌이는 KBS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강호동은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었고 자연스러운 표현과 소통이 가능했다.
‘책'과 관련된 주제를 이야기할 때는 겉으로는 안그런 체 했지만 속으로는 ‘밤길을 걷는 기분'이었다면 스포츠와 생활체육인과의 접촉은 마음 편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
강호동의 전공은 씨름이지만 실전으로서의 운동과 선수심리, 역학구도 등에서는 누구보다도 전문가다. 상도동 탁구 고수들과 탁구 대결을 펼친 16일 방송은 승부가 걸린 스포츠이기 때문에 긴장과 흥분이 자연스레 동반됐지만, 그 분위기를 더욱 맛깔나고 재밌게 만드는 데에는 강호동의 공이 컸다.
상황속에서 이어지는 토크는 자연스럽고 웃음까지 선사했다. 가령, 탁구에서 진 강호동이 자꾸 놀려대는 이수근에게 “너가 에이스가 어쩌니 바람을 자꾸 잡아가지고 그런 거 아니냐”라고 응징하는 가 하면 82세 할머니와의 대결에서 이긴 것을 자랑하는 이수근에게 “너 처음으로 꼴 보기 싫다. 너는 팬 20명(할머니 응원단)은 잃었어. 실버탁구 붐을 너가 눌러버렸어”라고 독설을 내뿜기도 했다.
그러니까 ‘달빛프린스'는 강호동과 궁합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공계 학생에게 인문계 시험을 보게 한 꼴이다.
‘우리동네 예체능’ 탁구대결편은 강호동 외에도 민호, 조달환, 박성호와 12세 소년 영래, 조달환과 접전끝에 승리를 이끌어낸 20년 탁구 경력의 회사원 조한성씨 등 일반인들이 한몫을 했다. 게임도 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한 김병만도 큰 웃음을 주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강호동이 자연스럽고 심리적으로 편안해야 성공한다.
앞으로 ‘우리동네 예체능’은 아파트 단지로, 시장으로, 학교로, 버스터미널로, 전국 곳곳을 찾아가며 스포츠한마당을 펼쳐보여줄 것 같다.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를 보는 맛도 있지만 스포츠를 통해 사람들끼리 감성적으로도 소통하고 공존하는 것을 보여주는 게 이 프로그램의 가치다.
강호동이 ‘1박2일'에서 전국을 돌며 만난 지역민들과 훈훈한 인연과 추억을 만들어냈듯이, 스포츠를 통해서도 그런 소통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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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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