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시간 내 구조하라.” 20일 오전 8시2분께 중국 쓰촨(四川) 성 야안(雅安) 시 루산(蘆山) 현에서 규모 7.0의 대지진이 발생한 후 인명 구조의 고비로 불리는 72시간(23일 오전 8시)이 다가오면서 구조대가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진 발생 이틀째인 21일 현재 사망ㆍ실종 207명을 포함해 사상자 수는 1만1391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험난한 지형과 좁은 도로, 계속되는 여진 등으로 구조가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22일 밤부터 비가 예보돼 구조활동과 이재민들의 생활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개인적 구호 금지=야안 시로 통하는 도로의 교통마비가 인명 구조와 구호물품 운송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재난을 당한 친인척을 확인하기 위해 민간인들이 몰리면서 교통대란이 일어나면서다.

22일 홍콩 싱다오르바오에 따르면 루산 현으로 통하는 2차선 도로의 30㎞ 구간에서 정체가 발생하면서 구급차에 탄 부상자가 8시간가량 도로에 갇혀 사망위기에 이르고, 야안 시로 들어가려는 구급차 역시 꽉 막힌 도로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국무원은 각 사회단체와 기관에 대해 정부 허가 없이 구조나 구호물품 운송을 하지 말라는 긴급 통지를 내렸다. 이 통지문은 또 재난지역에 대해 현물 기증보다는 돈을 기부해 재건 사업과 피해 지역 주민의 재기를 돕는 데에 주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지역은 현재 긴급 구조대원이나 긴급 자원봉사자가 아니면 진입이 불가능하다.

▶이재민 구호물자 강탈=야안 시로 가는 길목에 있는 룽먼에서는 이재민들이 식수와 식량을 제대로 배당받지 못하자 21일 구호물자 운송차량을 강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물, 식량, 천막이 부족하다”는 피켓을 들고 도로에 나와 있다가 운송차량이 오자 길을 막고 차량에 올라가 생수를 강탈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인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구호물품이 인구가 밀집하고 피해가 큰 지역으로만 몰리다 보니 룽먼 등지의 이재민들은 소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바오싱 현의 경우 외부로 이어지는 유일한 도로가 파손되면서 고립됐다. 때문에 마취제가 없어 부상자가 나무막대를 물고 수술을 하는, 전쟁터와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예고된 인재?=중국 인터넷에서는 이번 지진이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三峽) 댐이 원인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이는 2008년 8만여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던 쓰촨 성 ‘원촨 대지진 참사’ 때에도 제기됐던 가설이다. 과다한 저수량과 수압의 영향으로 인해 지표층이 변화돼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지진국은 댐으로 인한 지진은 진앙지의 깊이가 3~5㎞로 얕다면서, 이번 지진은 지하 13㎞ 깊이에서 발생해 성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야안 지진이 원촨 대지진의 여진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 국무원 산하 연구소가 중국과학원의 지구물리학자 천윈타이(陳雲泰) 원사가 5년 전 내부 참고용 보고서에서 “원촨에서 서남부 쪽으로 100여㎞ 떨어진 지역인 쓰촨 야안, 바오싱 등지에서 규모 7.0가량의 강한 여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한 사실이 알려졌다고 싱다오르바오는 전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원촨 대지진의 여진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번 지진 발생 후 국제사회가 원조 의사를 속속 밝혔으나 중국 외교부는 21일 수색과 의료인력, 구조물자가 충분하다면서 해외 원조를 거절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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