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박일한 기자]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면서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파국을 막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주체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드림허브)의 1대주주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는 최근 국토해양부에 오는 4월 12일까지 민간출자사와 협의해 용산국제업무지구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앞서 드림허브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에 대한 이자 59억원을 막지 못해 13일 디폴트를 선언하며 부도 수순에 들어갔다. 일단 드림허브는 ABCP 상환을 3개월 후인 6월12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때까지 1조원 이상의 ABCP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므로 코레일이 나서지 않는 한 최종 부도 사태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레일은 일단 15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민간출자사들과 협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코레일의 긴급자금 지원 대책이나 법정관리 신청 등 다각적인 해법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용산 개발은 크게 세가지 시나리오로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자 기일 조정, 사업정상화?=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드림허브 출자사간 협의가 잘 이뤄져 코레일이 긴급자금을 수혈하는 것이다. 드림허브는 이를 바탕으로 채권단과 이자 기일 조정 등의 합의를 이끌어 최종 부도를 막고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다. 금융사들은 코레일과 드림허브의 대응에 따라 담보만 확실하면 만기 연장도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코레일은 주요 출자사인 삼성물산이 확보한 랜드마크빌딩(공사비 1조4000억원)의 시공권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향후 진행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공사물량에 대해서도 민간출자사들의 기득권을 포기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코레일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제한적 경쟁 입찰 방식으로 시공업체를 다시 선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코레일은 사업을 주도하기 위해 롯데관광개발이 삼성물산으로부터 넘겨받은 지분(45.1%)에 대한 주주권을 제안해 사업계획을 직접 주도하겠다는 안건도 상정할 계획이다. 자본금을 현재 1조원에서 5조원으로 5배 늘려 공공개발을 하려는 계획도 추진될 전망이다.

코레일은 랜드마크 빌딩 층수를 낮추고 상업 분양 면적을 줄이는 등으로 사업성을 현실화해야 용산 개발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선 공공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안건들을 민간 출자사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모두 수익률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출자사의 경우는 수익률이 5분의1 이상으로 감소한다.

한 출자사 관계자는 “공공개발로 전환하느니 차라리 부도 처리된 뒤 소송전을 벌여 투자금을 돌려 받는 게 낫다는 입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정관리 신청하거나 최종 부도후 파산?=코레일과 민간출자사들과 협의에 따라 파산보다는 법정관리 신청할 수 있다. 긴급자금을 수혈하는 등으로 사업 정상화 방안에 협의한 뒤 법정관리를 신청해 회생 방안을 도모하는 것이다.

코레일과 민간출자사간 협의가 불발로 끝나고 결국 최종 부도처리돼 사업이 파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코레일은 185일내 그동안 받은 토지 대금을 돌려주고 땅을 반환 받는 절차를 밟게 된다. 개발 사업이 완전히 중단되면 중장기적으로 철도정비창 땅만을 대상으로 새로운 개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코레일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공공의 주도로 민간사업자의 기득권을 없애고 사업성을 높여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과 파산 수순을 밟는 것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