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가요계 활성화 고육책 공정성 없으면 ‘득보다 실’

시청자투표가 1위선정 큰비중 팬덤 강한 아이돌 유리 불보듯

음악 다양성·K팝 미래위해 순위 선정방식 더 고민해야

MBC ‘쇼! 음악중심’이 오는 4월 6일부터 순위제를 전격 도입한다. 2006년 순위제를 폐지한 이후 7년 만이다. 이에 앞서 SBS TV ‘인기가요’가 순위제를 8개월 만에 부활해 오는 17일 방송부터 가동한다. KBS 2TV ‘뮤직뱅크’는 2008년부터 디지털 음원과 모바일을 합한 디지털 차트 점수를 65% 반영하는 ‘K-차트’란 이름으로 순위제를 운용해오고 있다.

이로써 지상파 3사 가요 프로그램들이 다음달부터는 모두 순위제를 실시하게 됐다. 케이블 채널인 Mnet ‘엠카운트다운’과 MBC뮤직 ‘쇼! 챔피언’까지 포함하면 일주일에 5개의 순위제 가요 프로그램이 가동돼 매주 1위팀이 최대 5개나 나오게 된다.

지상파방송들이 과거 폐지했던 순위제를 부활하는 것은 침체된 가요계를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가수들의 순위 향방에 따라 긴장감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음악팬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이는 가창력을 지닌 중견 가수들이 순위제를 적용해 당락 여부를 결정함으로써 집중도를 높인 MBC ‘나는 가수다’에서 어느 정도 증명된 사실이다.

하지만 순위를 가리는 방식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못하면 득보다 실이 더 커진다. 과거 음악 프로그램의 순위제 폐지가 민간단체들에 의해 먼저 제기돼 실제로 폐지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당시 방송국의 순위 선정 방식에 불복해 소속 가수를 해당 방송국에만 출연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한 기획사도 있었다. ‘강남스타일’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대박이 난 지난해 8월 중순에도 ‘뮤직뱅크’에서 슈퍼주니어와 씨스타, 비스트의 방송점수에 밀려 계속 2위에 머물렀던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쇼! 음악중심’은 영상 조회 수, 음원 및 음반 판매점수, 방송 출연점수를 합산해 매주 1위 후보 팀을 선정한다. 최종 1위 선정은 생방송 중에 진행되는 문자 투표로 결정된다.

시청자 투표가 1위 선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BS ‘인기가요’는 음원 및 음반 합산점수, SNS 통합점수, 시청자 투표점수 등을 모두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결국 시청자 투표가 1위 선정에 큰 비중으로 작용하면 팬덤이 강한 아이돌 그룹이 유리할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아이돌 그룹의 팬카페가 자신의 스타를 1위에 올려놓기 위해 문자 및 시청자 투표에 기를 쓰게 될 것이 충분히 예상된다.

한국의 대중음악은 아이돌 편중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갖춘 음악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상황에서 크게 우려되는 현상이다. 아티스트나 뮤지션의 발굴이 더욱 어려워진다.

K-팝(Pop) 한류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극성팬이 없어도 불특정 다수가 좋아하는 노래에 대한 가중치를 둬야 한다. 아예 요즘 대중의 인기를 가장 잘 반영하는 음원 차트 순위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보다 못할지도 모른다. 여전히 아이돌 가수가 비대해져 있는 우리 가요계의 순위 선정 방식은 좀 더 고민해야 한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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