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은행원을 해고 절차에 따르지 않고 당연퇴직하게 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반정우)는 한국외환은행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외환은행에 근무하던 A 씨는 분양받은 아파트의 건설사가 부도 위기에 처하자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건설사를 협박했다. 민원으로 여건이 더 어려워질 것을 염려한 건설사는 현금 8600만원을 건네는 등 A 씨 요구를 수용했지만 곧 수사기관에 A 씨를 고발했다. A 씨는 결국 공갈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고, 회사는 A 씨를 당연퇴직시켰다.
A 씨는 처분에 불복해 중노위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했고, 중노위는 “당연퇴직 처분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해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에 외환은행은 “인사규정상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은 A 씨에게는 인사규정상 당연퇴직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회사와 A 씨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용관계의 지속은 어렵게 됐으므로 퇴직 처분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금융기관인 은행은 이윤 추구만을 목표로 하는 일반회사와 달리 금융시장 안정에 이바지하는 공공적 역할을 담당한다”며 “높은 도덕성과 준법의식이 요구되는 중견 직원으로서 A 씨가 저지른 공갈범죄는 은행의 명예나 신용을 크게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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