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수사기관은 위험 발생 우려가 없는 한 사건 종결 전 관련 압수물을 폐기해서는 안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수사기관이 중요한 증거를 임의로 폐기한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이모 씨가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 대 3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헌재는 “압수물은 공소사실의 입증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도 유리한 자료(반증 및 양형자료 등)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므로, 압수물이 폐기되어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소송법 130조 2항은 위험 발생 우려가 있어 선고 때까지 보관하기 곤란한 경우에만 압수물을 폐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해당 압수물은 그 물건의 성상, 형태 등에 비춰 종국 판결까지 보관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볼 수 없어 동의가 있더라도 폐기해서는 안 된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이수ㆍ김창종ㆍ안창호 3인의 재판관은 “이번 사건은 법률 해석ㆍ적용을 잘못한 이례적인 경우에 불과하며 긴요하게 헌법적 해명이 필요한 사항도 아니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이 씨는 2010년 11월 강도예비 및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면서 가지고 있던 과도, 일회용 라이터, 생수병 등을 경찰에 압수당한 뒤 기소됐다. 이후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 선고 받은 이 씨는 강도예비 혐의에 대해 무죄를 다투기 위해 과도에 대한 검증을 신청했으나 이미 2010년 12월 수사검사의 지시로 경찰이 이를 폐기한 것을 확인하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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