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고(故) 조성민씨의 자살로 자살 대책문제가 다시 불거진 가운데 부산시가 전국 처음으로 자살 예방을 위한 ‘심리적 부검’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이유진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천광역정신보건센터장)는 지난 8월 연세의대 의학행동과학연구소 심포지엄에서 ‘자살시도자에 대한 심리적 부검의 실제’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심리적 부검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심리적 부검이란 사회ㆍ심리ㆍ문화적 분석을 통해 죽음의 동기 및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사망자의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사망자의 삶에 대한 회고적 재구성과 사망자에 대해 수집된 포괄적인 정보를 통해 자살의 원인에 대해 연구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보수집 방법에 대해서는 “유품이나 유서 등 개인적 기록과 경찰조사보고서, 의료기록, 검시기록, 사망자의 가족, 친구 등에 대한 면접기록 등에 기반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심리적 부검을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한 예로 핀란드를 꼽았다.
1990년 자살률이 10만명 당 30.3명으로 OECD 가입국가 중 1위를 기록했던 핀란드는 1986~1996년까지 범국가적 자살예방 대책에 나서 모든 자살사건을 철저히 조사ㆍ연구한 바 있다. 모두 1397건의 자살에 대해 심리적 부검 보고서를 완성하고 종합적인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1990년 30.3명에 이르던 자살률이 2004년 20.4명으로 30%나 줄어들었다.
한편 이 교수는 심리적 부검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유족 등 정보제공자의 자발적 동의를 꼽았다.
이 교수는 “핀란드의 심리적 부검이 효과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83%에 이르는 자살유가족의 참여율 덕분이었다”며 “직접 면담을 통해 이뤄지는 심리적 부검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익명성과 신상 비밀유지 등 유가족에 대한 배려는 물론 유가족을 돌봄이 필요한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시선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자살 유족을 최초로 조사하게 되는 일선 경찰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경찰청 등 상급기관에서 조사과정의 절차 및 커뮤니케이션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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