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수원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내 훼손한 혐의(살인, 사체손괴 등)로 기소된 오원춘(43) 씨가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강력ㆍ흉악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 논란이 또 다시한번 일어날 전망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는 16일 오씨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오씨는 지난해 4월 1일 오후 10시 30분께 수원 팔달구 자신의 집 앞을 지나던 A 씨(27ㆍ여)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았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이동훈)는 오 씨가 피해자의 살점을 일정한 크기로 6시간 동안 정교하게 떼어냈고, 일정한 직업이 없으면서도 검거 당시 5500만 원이라는 큰돈을 가지고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인육 거래 등 불상의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체를 절단한 것은 피해자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사후 인격권까지도 무참히 짓밟은 것”이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김기정)는 오 씨에 대한 형량을 무기징역으로 낮췄다. ▷범행이 계획된 것이 아니라 우발적이었고 ▷인육을 매매하기 위해 살인하고 시신을 훼손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인육 거래를 했다는 뚜렷한 증거도 없다는 게 이유였다. 재판부는 또 오 씨가 공사현장을 전전하며 사회성과 유대관계가 결여된 채로 살아왔다는 ‘불우한 사정’도 감형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러면서 “나이나 가족관계 등을 비춰 볼 때 교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며 “무기징역으로도 재범 위험성은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원춘에게 신상정보공개 10년과 전자발찌 착용 30년도 명령했다.
항소심 선고 이후 “극악한 범죄자에게조차 감형 사유를 들어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 것은 가해자의 인권만을 고려한 처사”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고, 곧이어 있었던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정치권의 질타가 이어졌다. 사형제 존폐에 대한 해묵은 논란 역시 재현됐다. 검사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했다.
한편 피해여성의 유족들은 살해 사건 당일 피해 여성이 112신고센터에 신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안일하게 대응해 참극이 일어난 것을 문제삼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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