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찍힌 CCTV에 대해 “회사 복귀 열망하며 회사 바라봤다”
-그을린 털에 대해 “오리고기 먹다 탔다”
-범행 후 ‘숭례문 방화범 처벌 ’검색하기도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버스 차고지방화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던 해고 버스기사 A(45) 씨는 결국 경찰이 들이댄 증거앞에 무릎을 꿇었다.
버스차고지 방화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해 무단횡단을 하던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해 해고된 A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A 씨는 화재가 발생한 순간 부터 체포 된 뒤까지 줄곧 범행을 부인해왔다. 화재 발생일인 지난 15일 경찰은 A 씨의 거처를 찾아가 임의동행과 사진 촬영을 요청 했으나 A 씨는 “그럴 이유가 없다”며 거부하기도 했다. 유력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판단한 경찰은 26일 A 씨를 방화혐의로 체포하고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증거를 들이밀 때마다 A 씨는 발뺌을 반복했다.
경찰은 범행 전인 15일 새벽 2시 37분께 A 씨의 차량이 버스차고지 인근 운전전문학원 건너편 골목길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A 씨에게 들이댔다. 이에 대해 A 씨는 차고지 골목길에서 자신의 차량이 찍힌 CCTV를 보며 “언젠가 이 회사에 복직할 날을 생각하며 회사를 바라보고 5~10분 정도 서 있었다”고 진술 했다.
A 씨 자택을 압수수색 할 때 A 씨에 대해 신체검증을 실시한 경찰은 또 A 씨의 오른쪽 손등 털, 오른쪽 눈썹, 오른쪽 머리카락 등이 불에 그을려 변형된 것을 확인했지만 A 씨는 그을린 자신의 손등 등에 털에 대해 “오리고기를 먹다가 탔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A 씨는 버스에서 수거된 블랙박스에 찍힌 검정색 파카 차림 남성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A 씨가 지운 컴퓨터하드디스크를 복원해 검정색 파카를 입고 있는 A 씨의 사진을 찾아냈다.
경찰은 국립과학 수사원의 신장계측시스템을 이용해 버스 블랙박스에 찍힌 남성의 신장이 대한민국 평균보다 작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A 씨의 키는 161㎝였다.
경찰은 또 버스 블랙박스에서 나온 남성의 걸음걸이 특징이 A 씨의 걸음걸이와 유사하다는 동료기사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A 씨를 추궁했다.
경찰은 A 씨가 범행 직 후 ‘숭례범 방화범 처벌’이라는 검색어로 인터넷 포털을 검색한 것도 밝혀냈다. 경찰이 이에 대해 추궁하자 A 씨는 “검색도 못하나”고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이 들이댄 증거가 자신을 죄어옴을 느낀 A 씨는 결국 27일 밤 11시 유치장에서 “방화를 인정하는 것이 무서웠지만 거짓말을 하면서 가슴속에 안고 사는 것이 고통스러웠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한편 A 씨에 대한 영장실질검사는 28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렸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 범행 방법 등을 수사중인 경찰은 A 씨외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A 씨는 지난해 8월 자신이 몰던 버스로 무단횡단하던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해 영인운수로부터 해고통지를 받았다. 그 후 10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로부터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복직되지 못했다. 영인운수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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