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법조계의 여풍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남성중심적 조직문화와 권위적 색채가 두드러졌던 사법부에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가운데 특히 판사와 검사 신규 임용에서 여초 현상이 이어지며 향후 고위직 진출까지 급증하는 ‘법조계 여성천하’의 도래가 예고되고 있다.
대법원 및 행정안전부 발표 등에 따르면 지난 해까지 최근 3년간 신규 임용된 법관 중 여성법관 비율은 60%를 상회했다. 남성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검사 직에서도 지난 해 사법연수원 41기 신규 임용 검사 중 62명 중 절반을 넘는 37명이 여성이었다.
여성 법관과 여성 검사의 신규 임용 증가는 재직중인 성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직 중인 법관 2717명 중 여성법관은 726명으로 26.7%를 차지했고, 지난 2000년 고작 2.4%에 불과했던 여성 검사의 재직 비율은 1900여명 재직 검사중 24%를 넘어서 여성 법조인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 연수원 수료식에선 성적 1, 2, 3등을 모두 남성이 차지하며 ‘반짝 남풍’을 연출했지만, 공직 임용자는 여성 비율이 훨씬 높았다. 병역을 마치지 않은 20대 남성 연수생들이 대거 군법무관으로 지원한 까닭도 있지만 재판연구관(로클럭) 45명 중 35명, 검사 45명 중 32명이 여성이었다.
법조계 여풍의 원동력은 사법부 진입의 관문중 하나인 사법시험에서의 선전이다. 지난 해 말 법무부가 발표한 54회 사법시험 합격자 발표에 따르면 전체 합격자 가운데 41.7%가 여성으로 채워졌다. 이는 종전 2010년 52회 시험의 41.52%보다 0.18%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최연소 합격자의 영예 역시 당시 만 20세이던 여성 박지원 씨가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들의 수적 비중이 높아진 데 비해 아직 부장판사, 부장검사 등 고위직은 남성들이 거의 독차지 하고 있다. 재직 여성법관은 전체 재직 부장판사 이상 법관 716명 중 65명(9%)에 불과했다. 상명하복 이미지가 강한 검찰에선 남성들의 독직 현상이 더 두드러져 부장검사 이상 간부 480여명 중 여성은 단 10명이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승진인사상 성차별적 관행이 없는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기우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5,6년새 비약적으로 증가한 여성 판검사들이 부장검사급 재직 경력을 쌓는 10년 이후부터는 봇물터지듯 여성 부장판사, 부장검사가 배출되리란 것이다.
여풍은 ‘수적 공세’뿐 아니라 ‘질적 공세’로도 표출되고 있다. 엘리트 남성법관들의 전유물이었던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자리에도 여성들의 진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소영 대법관(46ㆍ연수원 19기)은 김영란(56ㆍ연수원 11기), 전수안(60ㆍ연수원 8기) 전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51ㆍ연수원 16기)에 이어 사상 네번째이자 역대 여성 법관 최연소로 대법관에 임명됐다.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의 경우 이정미 재판관(49·연수원 16기)이 홍일점이다. 지난 2003년 여성 최초로 임명된 전효숙 전 재판관(61·연수원 7기)에 이어 두번째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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