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이달 새롭게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서 세종시 공동화(空洞化) 현상은 눈 앞에 놓인 난제다. 지리적 한계 등으로 장관을 비롯한 부처 고위 실무진들이 세종시를 비우게 되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정부부처 이전 본연의 의미를 살릴 수 있을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 평소 지역균형 발전을 강조해 온 박 당선인의 국정운영 능력도 평가받을 수 있는 중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유령도시 위기 처한 세종시= 평일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세종시에 내려간 부처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보면 장ㆍ차관 및 실ㆍ국장들이 서울에 있거나 서울을 오가는 교통수단 안에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 국무회의 등 서울 정부중앙청사에 열리는 주요 일정과 국회 업무를 위해 서울을 수시로 드나들어야 하는 이들로선 세종시가 한없이 멀기만 하다. 육체적 피로를 호소하기 일수고 승용차가 간이 집무실이 된지 오래다.
공무원들은 결재 서류 처리를 위해 수시로 이들의 동선을 체크해야 하고, 직접 파일을 들고 서울행 기차에 오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에 따라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업무를 집중적으로 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단 볼멘소리가 세종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간ㆍ비용의 효율성 면에서 서울에 올라갔다가도 다음 일정을 위해 그대로 체류해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세종시 사무실이 비게 되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도 지난달 29일 이와 관련 “(서울과 세종시를 오가며)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많고, 현재와 같은 운영시스템은 비효율적”이라며 “국회와의 관계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며 2월부턴 국무회의도 화상회의로 한다고 하는데 보안 등의 문제가 먼저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朴이 낳은 세종시= 사실 세종시는 박 당선인이 낳은 ‘옥동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아닌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계획을 변경, 원안을 수정하는 계획을 발표하자 박 당선인은 국회에서 수정안 부결을 주도하며 신뢰 이미지를 더 공고히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종시 출범 직후 여러 난제들이 불거져나온 상황이라 세종시를 ‘잘 키워야 하는’ 박 당선인으로선 취임 즉시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우선 예산ㆍ법안ㆍ정책 등에 대한 부처간 및 국회와의 협의가 현행 체제에서의 근원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와 같은 행정을 계속 고수할 경우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세종시와 과천시 등 광범위한 지역을 오가며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비효율성이 여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화상회의를 활성화하되 보안성을 심층 강화하는 획기적인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세종시 자체가 하루빨리 선진국들의 행정수도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인프라를 확충, 자족적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하는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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