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이지훈(24)은 KBS ‘학교2013’이 데뷔작이다. 반항아 오정호(곽정욱)와 함께 다니는 정 많은 친구로 기억에 남았다. 그는 연기학원에서 6개월 익힌 게 연기 경력의 전부다. 그런데 어떻게 스타 등용문인 ‘학교’ 시리즈에 캐스팅됐을까.
“자기소개서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예전 일기장을 뒤져 내가 겪었던 사건과 거기서 느낀 감정을 썼다. 주로 부모님과의 관계와 사건, 그리고 사랑했을 때의 스토리와 감정을 표현한 것 같은데, 그게 오디션 통과 비결이었던 것 같다.”
당초 이지훈은 일진인 오정호와 함께 다니는 3총사 중 한 명으로 대사가 없었다. 하지만 회가 지나면서 대사도 주어지고 캐릭터의 스토리도 만들어졌다. 뛰어난 연기력은 없지만 연기순발력과 발전가능성이 보였고, 무엇보다 고교생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교복을 벗은 이지훈은 184cm, 72kg의 체격에 군살이 전혀 없는 멋있는 청년이었다. 알고 보니 초ㆍ중학교 때까지 축구를 했다. 한림대 체육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며, 이미 수방사에서 병역도 마쳤다.
이지훈은 이번 드라마에서 몇 가지 의미 있는 포인트를 제공했다. 하나는 학교를 떠나게 된 오정호를 이이경과 함께 끝까지 놓지 않고 잡아주는 의리를 보여준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친구의 아픔을 끝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다. 이 정도의 우정을 쌓는 게 쉽지 않다.
“극중에서 지훈은 정(情)이 많은 아이다. 사랑보다 친구로서의 정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실제 나도 친구를 위해 저렇게까지 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해준 캐릭터였다.”
또 한 가지는 이지훈이 같은 반 학생 길은혜에 의해 신혜선의 스마트폰을 훔친 범인으로 몰리는 상황의 연기다. 평소 수업에도 자주 빠지는 이지훈이 반에서 가장 먼저 온 것을 목격한 남경민이 이지훈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이 사실을 길은혜에게 전달했다. 길은혜가 반에서 이 사실을 말함으로써 이지훈은 절도범이 돼버렸다.
“편집돼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 장면을 찍으면서 많이 울었다. 실제로 훔치지도 않고 도둑으로 오해받으면 억울하고 마음이 무너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오해의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니까 힘들었다.”
실제로도 우리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에 대한 말들을 많이 하고 남에 대해 들은 말을 자주 전달하지 않는가. ‘학교 2013’은 이 부분을 잘 포착했다.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던 길은혜에게 엄대웅 교사(엄효섭)는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야 할 것 같다. 길은혜 너는 유언비어 유포 가해자다. 언어폭력도 폭력이다”라고 엄포를 놨다. 그제서야 길은혜는 이지훈과 이이경에게 사과했다.
“이 장면은 쪽대본으로 왔다. 처음에 길은혜와 남경민 누나와 아무도 없는 대기실에 가 서로 이런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각자 입장에서 이야기해봤다. 은혜한테는 나에게 더 얄밉게 해줘야 내가 더 억울하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혜와 경민 누나가 잘해줘 나는 쉽게 받아먹을 수 있었다.”
이지훈은 오정호와 함께 다니며 불량한 짓을 하다 9회부터 변한다. 당장 공부를 잘할 수는 없지만 직업학교에 진학할 준비를 한다. “고남순(이종석)이 오정호를 때려 경찰서에 가는 장면을 내가 본다. 나는 정호가 제일 센 줄 알았는데, 내가 놀렸던 고남순이 정호를 그렇게 만드니까 허탈하고 허무해진 거다. 물론 나의 장래를 걱정해준 정인재 선생(장나라)의 도움도 컸다.”
이지훈은 부잣집 아들같이 생겼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마음속의 답답함을 풀고싶었던 그는 연기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 아르바이트를 뛰며 연기학원 등록금을 벌었다. 이지훈은 나이는 자신보다 어리지만 연기경력이 많은 곽정욱에게 많이 배웠다고 했다. 특히 대사가 없는 연기도 잘해내는 아역배우 출신 곽정욱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이지훈은 벌써 KBS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에도 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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