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신인화는 도도녀지만 실제로는 나는 털털녀다.”
김유리는 SBS ‘청담동앨리스’에서 청담동 재벌가의 막내딸 신인화를 맡아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었다. 분위기부터 말투까지 완전히 청담동에서 나고 자란듯했다. 적어도 드라마에서는 뭔가 꾸미거나 표현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삶이 배어있는 듯한 ‘내추럴 본 청담동'이었다.
하지만 그는 부산에서 지극히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성격 또한 도도한 모습은 전혀 없이 차분하고 평범하다고 했다.
김유리는 신인화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확 들어 시놉시스를 보자마자 그 배역을 원했다. 많은 사람들이 인화를 악녀라고 표현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시청자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보는 게 아니라 주인공(문근영, 박시후)에 빙의돼 보시기 때문이다. 인화가 어떻게 자라오고, 어떤 감정선인지 알면 인화도 조금 이해하실 것이다”면서 “부하직원에게 상처받을까봐 전달하지 못하는 말을 인화는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정도로 솔직하고 쿨하다. 그러나 세경(문근영)에게는 상처가 됐다”고 말했다.
“인화는 당당하고 프로페셔널이며 여유 있는 아이다. 패밀리 비지니스 수업을 받았다. 사랑은 내려놓고 자랐다. 처음에는 승조(박시후)에게 관심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집안 레벨이 맞았고 비즈니스적으로도 통했다. 알고보니 승조가 괜찮았다. 그런데 안목 없는 한세경 때문에 정략결혼이 깨졌다. 세경은 경쟁상대가 아니었다.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감정적 쇼크가 오면 본 모습이 아닌 다른 면이 나오질 않나. 인화가 그런 심리상태였다. 동영상도 훔치고 그랬다.
김유리는 아직도 인화 캐릭터에 빠져있는 듯했다. 청담동 막내딸이 잘 어울렸던 비결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는 “과장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했다. 외모는 디자인 실장과 그 기업인 지앤의류 오너의 딸, 두가지 역할을 절충하려 했다. 그래서 절제된 세련미를 추구했다”고 답했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것도 인화 역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다.
김유리는 ‘청담동 앨리스'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과의 입장 차이, 갈등을 멜로에까지 잘 녹여내 씁쓸함을 주면서도 공감도를 높였다고 했다. 세경에게 독설할 때는 휴대폰 문자로 “미안해”라고 보냈다.
하지만 그는 “인화가 인턴사원으로 들어온 세경에게 ‘안목이 후지다. 안목은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실제 업계 사람들도 공감을 해줬다”면서 “감각은 학문이나 스펙과는 다르다. 유학갔다 온다고 되는 게 아니다. 우리 주위에도 생활환경이 어려운데도 센스있는 친구가 있다. 꼭 명품을 입어야 되는 게 아니라 독특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소재를 입으면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희대 시각디자인학과 재학중에도 연기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끼도 없고 활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한 연기 클래스 수업을 받으며 인생 방향을 바꿔 뒤늦게 연기자가 됐다. “청담동앨리스란 저에게 선물같은 거죠”라는 김유리는 사람 냄새 나는 역할을 맡고싶다고 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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