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최동해(53) 대구지방경찰청장이 법적 근거도 없이 ‘관사병’ 2명을 24시간 배치해 청소 등의 잡무를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반드시 둬야한다는 법적 근거는 없지만 관례적인 일”이라고 해명했고 이에 시민단체 등은 “지휘관 사적용도로 의경들을 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설을 앞둔 지난 6일 오후 5시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최동해 대구경찰청장 관사에 한 집배원이 선물 두 상자를 든 채 정문 초인종을 누르자 검은색 바지에 회색 반소매 티셔츠를 입은 의경 한명이 문을 열고 나왔다. 일과 시간 중이지만 맨발에 검은색 슬리퍼를 신은 의경은 선물 상자를 받아 들고 이내 안으로 들어갔다.
대구경찰청장 관사엔 이처럼 1년 내내 이곳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는 의경 2명이 배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이들도 군인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근무시간이라는 게 별도로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청장 관사에서 일하는 의경들이 대구경찰청 경무과 전ㆍ의경소대 소속으로 다른 동료들은 경찰청 내 시설물 방호 및 출입자 통제 등 소대 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은 관사 관리비용 절감 및 관사를 찾는 항의성 민원인 대응 등을 이유로 전·의경소대 부대원들 중에서 일부를 선발해 공식보직에도 없는 관사병 임무를 전담시키고 있다. 이는 수년째 되풀이 되는 관행으로 대구경찰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다른 지방청과 달리 청장관사가 아파트가 아닌 주택이기 때문에 관리차원에서 인력이 필요하다”며 “청장 출근 후 비어있는 관사도 지켜야 하고 각종 이유로 찾아오는 항의성 민원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관리용역을 맡기면 비용이 발생하고, 일선 경찰들을 배치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구시민단체들은 국방의 의무를 위해 입대한 의경들에게 관사병 등 법적 근거도 없는 보직을 맡겨 운영하는 관행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관사병들의 경우 1달에 1∼2번씩 정신교육을 받는 것 외에는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은 관사에 머물러 “의경들끼리만 있다보니 근무기강 해이 등 관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인권연대 관계자는 “법 집행기관인 경찰이 근거에도 없는 보직을 운영하고 있다”며 “국방의 의무를 마치기 위해 들어온 의경들을 출퇴근 없이 사적용도로 부리는 관행은 당장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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