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2005년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노회찬(57)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오는 14일로 예정된 가운데, 노 대표가 법 개정 시까지 선고를 미뤄달라 요청하고 있어 대법원의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과 진보정의당에 따르면 노 대표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지향은 지난 5일 선고를 연기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또 여야 의원 159명이 같은 취지로 서명한 탄원서 역시 대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표가 위반한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에 대한 개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법을 고칠 때까지 선고를 미뤄달라는 것이다. 통비법 16조는 도청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사람에게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게 하고 있다. 노 대표는 이에 따라 지난번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판결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피선거권도 제한된다.

노 대표와 진보정의당 측은 삼성에서 뒷돈을 받은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공익을 위한 것이어서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노 대표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을 위한 정당한 행위였다고 믿고 있다”며 “설사 법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위법성에 조각되는 사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진보정의당 관계자는 “검사 실명을 인터넷에 공개했기 때문에 위법이라는 것이 법원 판단인데, 이는 모든 공공부처 보도자료가 인터넷에 공개되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미 한 차례 노 대표의 통비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라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어 예정대로 선고가 이뤄진다면 파기환송심의 결론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노 대표가 통비법 조항에 대해 제기한 두 차례의 위헌법률심판 역시 모두 기각된 바 있어 현행법 내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은 사실상 막힌 셈이다.

이 때문에 현재 국회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 발의로 통비법 위반의 경우 징역형뿐만 아니라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도 받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처리 중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의견서나 탄원서는 재판에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며 “해당 재판부에서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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